중국 시스템반도체 업체 최고 경영진으로 영입된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원기 전 사장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오래 몸담았던 인물이다. 삼성전자 출신 사장급 인사가 중국으로 이적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의 핵심 인력·기술 빼가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원기 전 사장은 12일 보도된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기술 유출이란 비난이 나오는데요?"라는 돌발 질문을 받았다.
장원기 전 사장은 한숨을 쉬며 "제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나온 지 그만둔 지 30년 지났습니다. 반도체사업부에서 일할 때도 반도체 건식식각 '공정' 엔지니어였습니다. 제가 일했던 시절은 1M D램 시절입니다. 무슨 반도체 개발 기술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LCD사업부장 맡은 것도 10년 전 일입니다. 나이 66세 먹은 사람이 무슨 기술이 있어서 기술을 유출하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장원기 전 사장은 "1955년에 태어나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제가 삼성 사장까지 한 것에 대해 회사와 대한민국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한국과 삼성에 반하는 행동을 하겠습니까. 만약 그런 상황이 오면 제가 먼저 (그런 요청을) 끊겠습니다. 그 정도 안목이 없진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약 40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장원기 전 사장이 중국 반도체기업 경영진으로 영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장원기 전 사장은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생산하는 중국의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에스윈'의 부총리경리(부회장 격)를 맡았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 창업주인 왕둥성 에스윈 총경리(회장)가 지난 2월 회사를 설립하면서 장원기 전 사장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원기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로 입사해 LCD사업부 전무,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말부터 삼성전자 중국 본사 사장, 중국전략협력실장 등을 지낸 뒤 2017년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