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이 전개하는 아동복 브랜드 ‘탑텐키즈’가 현재까지 회수한 발암물질 점퍼가 고작 1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발암물질 점포의 회수 작업이 한없이 더뎌지고 있다.
탑텐키즈 관계자는 17일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문제가 된 점퍼 160장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탑텐키즈가 판매한 발암물질 점퍼는 총 1020장. 판매 제품 중 고작 15%가량만 회수한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일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아동용 겨울 점퍼 13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탑텐키즈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블루독, 베네통키즈, 네파키즈, 페리미츠의 겨울 점퍼 천연모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서 접촉성 피부염, 호흡기·눈 점막 자극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해로운 발암물질이 검출됐음에도 홈페이지에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알리지도 않는 등 소극적인 대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블루독 등 일부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알리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탑텐키즈는 현재 매장에 환불 내용을 알리는 POP를 설치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환불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소비자가 발암물질 점퍼를 구입한 사실조차 모르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탑텐키즈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답변은 지난 10일 위키트리에 밝힌 답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것이다.
탑텐키즈가 이처럼 이번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폼알데하이드 유해성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탑텐키즈 관계자는 폼알데하이드는 실온에 두 시간가량 제품을 내버려 두거나 물세탁을 하면 함유량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탑텐키즈 점퍼에서 폼알데하이드가 나온 이유는 폴리백에 포장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폼알데하이드는 동물 가죽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유연성을 늘리고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이다.
문제는 이처럼 탑텐키즈가 발암물질 점퍼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소비자 H씨는 탑텐키즈가 소비자들의 항의와 문의에 ‘모르쇠’로 대응한 것은 물론이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항의하자 관련 사진을 삭제했다고 이날 위키트리에 제보하기도 했다.
H씨는 “탑텐키즈 인스타그램을 통해 댓글을 달았더니 게시물을 삭제하더라”라면서 “아이들이 입는 옷에 장난친 거로도 모자라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난다. 정말 고소하고 싶다”라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사라지게 하려면 이번 일을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탑텐키즈 관계자는 “해당 소비자와 연락을 취했다”라면서 “이 소비자가 문의한 제품은 지난해 생산된 것으로 폼알데하이드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탑텐키즈 측이 소비자들에게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알리고 적극적인 회수 조처했다면 소비자들의 이 같은 혼란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탑텐키즈로선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