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학회 ‘2026 올해의 책'에 「불평등의 지리」·「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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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격차를 '공간 배치'로 분석한 학술서와 만해 한용운 저술 10책 4,020쪽 전서
회원 추천작 대상 예비·본심사 거쳐 선정…2020년부터 이어 온 사업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회장 김진두)가 ‘2026 올해의 책'으로 「불평등의 지리」(정준호 지음, 산지니 펴냄)와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한용운 원작, 만해아카이브연구소 기획·편찬, 학연문화사 펴냄) 2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선정일은 지난 2일이다.
올해의 책은 학회 회원들이 추천한 책을 대상으로 '올해의 책 운영위원회'(위원장 김경도 부회장, 위원 김진두 회장·박성원 부회장)가 예비심사와 본심사를 거쳐 정한다. 1969년 설립된 학회는 우수도서를 발굴해 건전한 독서출판문화를 이끈다는 취지로 2020년부터 이 사업을 하고 있다.
「불평등의 지리」는 같은 일을 하고 비슷한 소득을 얻어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부의 축적과 삶의 기회가 달라지는 한국 사회의 공간 불균형을 분석한 학술서다. 학회에 따르면 저자는 지역 격차를 묻는 질문을 "어느 지역이 낙후되었는가"에서 "권력과 자본, 산업과 기회가 어떻게 공간적으로 배치되어 있는가"로 바꾼다. 공간 분업에서 시작된 격차가 지역 간 소득 차이를 낳고, 주택을 거쳐 자산 격차로 굳어진 뒤, 금융과 정치 권력의 집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3부에 걸쳐 다뤘다. 저자 정준호는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로,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을 지냈고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이 책은 10여 년 동안 지역 간 격차와 불평등을 주제로 쓴 글을 정치경제학의 틀로 엮은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한국 사회의 불균형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는 만해아카이브연구소가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 간행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저술을 원전 중심으로 모은 전서다. 작품을 모은 9책과 생애 자료·연구 성과를 담은 별책 '만해연구총림' 1책 등 모두 10책, 4,020쪽이다. 문학작품과 불교 저술, 논설, 잡지·신문 발표문처럼 여러 매체에 흩어져 있던 글을 모았고, 초간본과 최초 발표 지면을 영인해 당시 지면 그대로 실었다. 1935년 일간지에 연재된 소설 「흑풍(黑風)」도 삽화가 들어간 신문 지면 그대로 수록했다.
편찬진은 후대 편집 과정에서 쌓인 오자·탈자·이체자와 문장 변이를 판본끼리 대조해 바로잡는 '교감(校勘)'을 편찬 원칙으로 삼았다. 한용운이 실제로 쓴 문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이 전서가 자료를 모아 다시 싣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작을 복원했으며, 앞으로 만해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