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기후보험 운영사 선정 기준에 '기후책임' 없었다…박정현 "행안부,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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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기후보험 평가는 지급능력 40점·입찰가격 60점…탈석탄 정책 등 기후 항목 없어
대표 간사사 메리츠화재는 탈석탄 선언 안 한 곳…경기지사 "평가항목 반영 검토", 부산시장 "입찰 단계 반영"

박정현 의원 / 의원실 제공
박정현 의원 / 의원실 제공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폭염·한파 등 기후재난 피해를 보상하는 '기후보험'이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지만, 운영 보험사를 고를 때 기후 관련 책임은 평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2026년 약 32억 원을 들여 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와 기후보험 계약을 맺었다. 사업자 선정은 보험금 지급능력 40점, 입찰가격 60점에 신인도 가감점을 더하는 방식이었고, 탈석탄 정책이나 금융배출량 공시 같은 기후 관련 평가 항목은 없었다. 이 컨소시엄의 대표 간사는 메리츠화재다.

박 의원실은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와 달리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금융배출량을 산정하지 않고 있으며, 기후재난 관련 물리적 리스크 노출 지표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공시했다고 한다. 메리츠 측 설명은 이번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지난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와 21일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며 사업자 선정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향후 보험사업자 선정 시 보험사의 ESG 경영, 탈석탄 선언 정책 및 기후리스크 관리 등을 평가항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재수 부산시장도 "경쟁입찰 단계에서 기후책임을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후보험은 경기도와 제주도에 이어 부산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기후위기적응법에도 관련 근거가 담겼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사업자 선정 기준이 다르고, 보험사의 기후책임을 평가할 공통 기준은 없다. 행정안전부는 경기도와 제주도 기후보험을 우수사례로 소개했지만 운영사 선정 가이드라인은 만들지 않았다.

박 의원은 26일 종합감사에서 서면질의를 통해 행안부에 지자체가 쓸 수 있는 기후보험 사업자 선정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도입한 보험인 만큼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도 기후책임을 살펴야 한다"며 "기후보험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통 평가 기준을 마련해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올해 기후보험은 지난 4월 11일부터 내년 4월 10일까지 적용된다. 도내에 주민등록을 둔 사람은 외국인 등록 거주자까지 자동 가입되고, 열·한랭질환 진단비는 15만 원, 감염병 진단비는 20만 원으로 올랐으며 사망위로금(300만 원)과 응급실 내원 급여(10만 원)가 신설됐다. 이 내용은 경기도가 올해 4월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