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약사회 "공장형 원외탕전실 철저히 조사해야"…복지부에 한약 조제체계 정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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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사회 "한약사 개설약국 조제 기능은 방치한 채 원외탕전실 중심으로 확대한 정책이 본질"
한 방송 보도 계기…”상주 한의사 없는 한의원서 대규모 조제" 의혹, 해당 한의원 입장은 확인 안 돼
복지부는 올해부터 인증 기준 3주기 적용, 제도개선 연구 진행 중

대한한약사회 로고 / 대한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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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한약사 직능단체인 대한한약사회가 20일 보건복지부에 '공장형 원외탕전실' 운영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한약 조제체계를 근본적으로 정비하라고 촉구했다. 한약사회는 한약사 개설약국의 조제 기능은 뒷받침하지 않은 채 원외탕전실 중심으로 제도가 확대돼 왔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에 따르면 이날 한 방송 보도에서 약 100평 규모 시설에 한의원의 실질적 진료 기능은 찾아보기 어렵고 부속시설인 원외탕전실만 대규모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한의원에는 상주하는 한의사가 없었고, 한 달에 한 차례 지인 등을 대상으로 예약 진료만 이뤄졌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당 한의원 측 입장과 확인된 사실관계는 보도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한약사회는 「의료법」 제40조를 들어 의료기관 개설자가 폐업하거나 1개월 이상 휴업하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예약 진료만으로 의료기관 개설 상태를 유지해 왔다면 실질적 휴업 상태였는지, 신고 의무를 피하려는 편법 운영은 아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외탕전실은 한의사 처방에 따라 한약을 조제하기 위한 의료기관의 부속시설이다.

한약사회는 이번 사안의 본질로 정책 방향을 지목했다. 1993년 한약사 제도가 도입돼 한약 조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국가면허가 마련됐지만 30년이 넘도록 한의사 처방에 따라 한약사 개설약국에서 한약을 조제할 수 있는 실질적 제도 기반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2008년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의료기관 외부에 원외탕전실을 설치하고 여러 의료기관이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한약사회는 설명했다.

한약사회는 복지부가 2024년 4월 시작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서 한의사 처방에 따라 한약사 개설약국이 한약을 조제·청구한 실적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도 한약사 개설약국이 조제한 한약을 청구할 체계가 없고, 한약 조제를 위한 표준처방전 발급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약사회는 의과·치과 분야에서는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조제하는 역할이 구분돼 있지만 한약 분야에서는 이런 체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이에 따라 원외탕전실의 인증과 시설 기준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현행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에는 공장형 원외탕전실의 편법 운영과 사전조제, 무면허 조제 의혹을 조사해 위법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하고, 한약 조제를 위한 표준처방전 발급체계 구축과 건강보험 첩약사업·자동차보험에서의 한약사 개설약국 조제·청구 가능 제도 정비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원외탕전실 관리 문제는 국회에서도 거듭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은 전국 원외탕전실 127곳 가운데 인증을 받은 곳이 21곳뿐이라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의사나 한약사가 없는 상태에서 원외탕전실이 사전조제를 하는데 이를 점검하는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시 유권해석에 따라 사전조제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인증 의무화와 조제인력 신고제 운영 등 지적에 공감한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올해 국정감사 서면질의 답변에서 원외탕전실 인증 기준을 주기적으로 개정하고 있으며 올해 1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3주기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공동이용탕전실 제도개선 방안 연구'를 진행해 관리 강화를 위한 법적 근거와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