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해외 나간 국내기업 현지법인, 돈 구할 길 없다"…무보 지분투자 근거 담은 무역보험법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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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산업부 공공기관 국감서 "무보 직접투자 방안, 해외법인은 대상서 빠졌다" 지적
정부 추진안·국회 계류 개정안 모두 국내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캐나다·호주·이탈리아는 지분투자
무보 사장 "함께 검토하겠다"…김 의원, 설립·증자·인수 때 투자 근거 신설하는 개정안 발의 예고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공급망 재편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현지법인에도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가 지분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김종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세종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이를 위해 무역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산업통상부 공공기관 국정감사에서 "공급망 대전환 때문에 해외로 진출하거나 대기업을 따라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많은데 정작 해외법인은 지원받기 어렵다"며 "무보가 보증연계 지분투자를 새로 도입하면서도 해외법인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무보의 중소·중견기업 지원은 보험·보증 중심이다. 현행법에 무보가 기업에 직접 투자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 측은 무보의 중소·중견기업 지원이 지난해 기준 109조 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보험·보증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해외에 새로 세운 법인은 보험·보증만으로는 자금을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자본도 매출 실적도 없어 국내 모기업이 보증을 서지 않으면 돈을 빌리기 어렵고, 대기업을 따라 나가는 2·3차 협력사는 사정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원청의 자금 지원 없이는 동반 진출조차 힘들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김 의원 측은 전했다.

정부는 지난 9월 연내 무역보험법을 개정해 무보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수출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 방안에 국내기업의 해외법인은 투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무역보험법 개정안도 투자 대상을 무보와 보험·보증 관계가 있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했다고 했다. 해외 현지법인 출자가 가능한 한국수출입은행은 2014년 이후 실적이 6건에 그쳤고 2022년 이후에는 1건도 없다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수출신용기관이 지분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있다. 김 의원 측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수출개발공사(EDC)는 해외로 확장하는 수출기업에 민간 투자자와 같은 조건으로 최대 2,500만 캐나다달러까지 지분을 투자한다. 호주 수출금융공사(EFA)는 2021년 법을 고쳐 지분투자 권한을 얻었고, 소수지분을 원칙으로 정부 계정에서 별도 관리한다. 이탈리아 정책금융기관 SIMEST는 자국 기업이 해외에 세운 자회사 지분을 최대 49%까지 사들인 뒤 최대 8년 안에 미리 정한 조건으로 되판다.
장영진 무보 사장은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운전자금·시설자금 지원은 강화하고 있지만 투자는 빠져 있다"며 "지적하신 부분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새로 세운 해외법인에 필요한 것은 빚이 아니라 초기자본"이라며 "무보가 해외법인에도 지분투자를 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발의할 테니 산업부와 무보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정안에는 해외 현지법인 설립·증자·인수 시 무보의 지분투자 근거 신설, 중소·중견기업 우선 배정, 소수지분·회수조건 사전 약정 등 기금 건전성 관리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공적 자금이 해외법인에 투입되는 만큼 투자 손실 위험과 국내 일자리·투자 유출 우려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향후 논의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발의돼도 정부 추진안과 국회 계류 법안과의 조율이 필요해 입법 과정에서 대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