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곳에서 또 다친다”… 식품 대기업 ‘반복적 산재’ 속 박해철 의원, “구조적 적폐 청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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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음료·육가공 주요 기업들, 최근 4년간 산재 상위권 싹쓸이
특정 업종 연속 1위 독식 현상 심화… “겉치레 대책 및 안전불감증 심각”
미국 OSHA 및 유럽 OSHMS 등 글로벌 선진 기계 예방·안전 표준 타산지석… “위험 공정 근본적 개편 촉구”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의원실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의원실 제공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국내 대표 식품·음료 대기업 생산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이 사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안전 교육을 내세웠으나, 실상은 단 한 차례도 산재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고질적인 '안전불감증'과 구조적 위험이 수치로 입증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시 병)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6년 7월 업종별 산재승인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원F&B, CJ제일제당, 하림, 하이트진로 등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4년간 산재 승인 상위 기업 명단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정됐다.

2023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식료품 제조업 전체 산재 승인 건수를 합산하면 (주)동원F&B가 104건으로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씨제이제일제당(주) 92건, (주)삼구에프에스 85건, (주)하림 79건, 하이트진로(주) 73건, 롯데제과(주) 62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특정 기업의 '독식' 현상이 더욱 심각했다. 음료 제조업의 경우 하이트진로(주)가 2023년부터 2026년 7월까지 4년 연속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산재 승인 건수 1위를 차지했다. 육제품 또는 유제품 제조업 분야 역시 (주)하림이 4년 연속 1위 자리를 독점하며 반복적인 산재가 고착화되었음을 보여줬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식품·음료 제조업의 위험 설비와 공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엄격한 표준을 적용한다. 미국의 직업안전위생국(OSHA)이나 유럽연합(EU)의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OSHMS)는 사고 발생 시 작업자 행동을 탓하기보다, 기계적 차단 장치(Interlock), LOTO(Lockout/Tagout: 정비 시 전원 차단 규정) 준수 여부, 노동력 과부하를 유발하는 생산라인 속도 규제 등을 엄격히 검증하여 부적합 사업장의 생산라인을 즉시 정지시키는 등 강도 높게 제재하고 있다.

박해철 의원은 “매년 동일한 식품 대기업들이 산재 승인 상위권에 반복해서 이름을 올리는 상황을 단순한 개별 노동자의 과실이나 일시적 사고로 치부할 수 없다”며 “사고 발생 뒤 형식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대책집을 펴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안전 투자가 위험 설비와 고위험 생산공정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는지를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산재가 끊이지 않는 사업장일수록 사고 당시 노동자의 행위만 따질 것이 아니라, 위험을 방치해 온 작업 환경과 조업 속도, 무리한 인력 운용 등 사고를 만들어낸 구조적 원인까지 파헤쳐야 한다”며 “현장의 위험 요인을 실질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