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실거주 이유 갱신거절 후 제3자 임대… 대법원 “예측 불가 및 불가피성 임대인이 직접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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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갱신거절 후 제3자 임대한 임대인의 손해배상 책임 인정 상고 기각 확정 판결
‘정당한 사유’ 요건으로 ⓐ갱신거절 당시 예측 불가능성 ⓑ제3자 임대의 불가피성 명시
이상옥 대표변호사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 주장 법적 기준 확립… 임차인 법적 지위 한층 강화"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뒤 갱신 기간이 지나기 전에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했다면, 임대인이 사후에 불가피한 사정을 주장하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기 위한 '정당한 사유'의 법적 기준과 증명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확립했다.
대법원(관여 대법관 전원일치)은 최근 임차인(원고)이 임대인(피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임대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203 판결).
이번 사건은 임대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임대인 또는 직계존·비속의 실거주)를 사유로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한 후 해당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하면서 시작됐다. 임대인은 자신이 소유한 다른 부동산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해 자금을 마련하고자 불가피하게 임대한 것이라며 '정당한 사유'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해 제3자에게 임대했어야 하며(예측 불가능성),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을 정도로 불가피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러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는 점을 최초로 명확히 했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독일 민법(BGB)이나 미국 주요 주의 임대차 보호법제에서도 임대인의 자기사용(실거주)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 후 제3자 임대 행위에 대해 엄격한 손해배상 및 원상회복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과 사후 사정 변경의 불가피성을 임대인이 증명하지 못할 경우 정당한 해지로 인정하지 않는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권을 강력히 보호하는 추세다.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갱신기간 중 제3자에게 임대하면서 사후에 다양한 사정을 들어 정당한 사유를 주장하더라도, 갱신거절 당시 예측이 불가능했고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선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임차인으로서는 실거주 갱신거절 후 등기부등본이나 전입세대 열람 등을 통해 제3자 임대 사실을 확인했다면,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 주장에 쉽게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투는 전략이 유효하다"라며 "반대로 임대인은 부득이한 사정 발생 시 관련 통지서나 수령 일자 등 입증 자료를 철저히 보존해야 손해배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