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교제폭력 112 신고 10만 건 육박… 10번 이상 재신고한 피해자 4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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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만 7,000건서 2025년 10만 5,000건으로 5년 새 1.8배 폭증
A·B등급 모니터링만 11만 건 시행에도 10회 이상 재신고 411명 발생… 사후관리 실효성 의문

박정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 / 의원실 제공
박정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 / 의원실 제공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가 한 해 10만 건을 넘어서며 강력범죄로의 전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경찰의 대규모 사후 모니터링에도 불구하고 동일 피해자가 10차례 이상 경찰에 다시 신고하는 사례가 백여 명을 넘어서는 등 대응 체계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히 모니터링 횟수를 늘리는 수동적 관리를 넘어 반복적 위험을 조기에 차단하는 실질적인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제폭력 112 신고 건수는 2021년 5만 7,305건에서 2025년 10만 5,327건으로 5년 새 약 1.8배 폭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검거 인원은 1만 975명에서 1만 4,526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신고 증가 폭에 미치지 못했다.

현재 경찰은 모든 교제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후 콜백을 실시하고 있으며, 위험도에 따른 A·B등급 관리대상자를 지정해 2025년 한 해 동안 총 11만 942회(A등급 4만 3,640회, B등급 6만 7,302회)에 달하는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아울러 스마트워치 지급(1,988건), 임시숙소 제공(736건), CCTV 설치(138건), 민간경호(33건) 등의 안전조치도 병행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대규모 모니터링과 물리적 안전조치에도 불구하고 재피해 공포에 시달리는 피해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청 SAN 시스템(사회적 약자 보호 종합플랫폼) 자료 분석 결과, 최초 접수 이후 10회 이상 경찰에 재신고한 피해자만 총 41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행 사후 관리 체계가 반복되는 위험을 신속하게 격리하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교제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강력한 법적 격리 및 통합 지원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클레어 법(Clare's Law)'을 통해 교제 상대방의 과거 폭력 전력을 조회할 수 있는 알 권리를 보장하며, 경찰이 위험징후를 포착할 경우 즉시 피해자 보호명령(DVPO)을 발령해 가해자의 접근을 강력히 차단한다. 미국 역시 '여성폭력방지법(VAWA)'에 따라 위험성 평가 도구(Danger Assessment)를 활용해 고위험군 피해자 발생 시 수사기관과 지역 복지·민간 경호 기관이 즉각 개입하는 사법·복지 융합형 안전망을 작동시키고 있다.

박정현 의원은 “경찰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행 관리 체계가 실제 피해자의 위험 수준을 얼마나 낮추고 있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모니터링이나 안전조치 시행 횟수라는 형식적 수치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실제 재피해 예방과 가해자 격리 등 실질적인 보호 효과를 중심으로 성과를 판단하고 위험도 재평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교제폭력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단순 현장 확인 위주의 행정을 벗어나 피해자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정교한 사법·행정 공조망 구축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