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158건에 1,524마리 방치… 야생동물 불법 유통·유기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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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밀수 158건 적발… 국립생태원 인계 개체만 1,524마리에 달해
관세청 사후 관리 이력 부재·유기에 따른 인수공통감염병 및 생태계 교란 위협 고조

박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 의원실
박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 의원실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최근 멸종위기종 등 외래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밀수입해 유통하거나, 사육 포기로 도심에 무책임하게 유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동물복지는 물론 공중보건과 국내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단속과 사후 관리 체계는 허점투성이여서, 외래종 유통 전반에 걸친 강력한 예방·통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해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 관세청과 국립생태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야생동물 밀수입 단속 실적은 총 158건에 달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밀수 후 사육 포기나 부주의로 유기되어 국립생태원에 도입된 개체만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1,524마리에 이른다는 점이다. 지난 8월 검찰이 적발한 주택가 유통 조직 사건(여주 샴악어 사건 연루)이나, 7월 한국인 2명이 홍콩 공항에서 멸종위기종 44마리를 밀수하려다 적발된 사례처럼 음성적 거래와 불법 사육은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해 있다.

그러나 주무 기관인 관세청은 단속 건수만 관리할 뿐, 적발된 동물의 건강 상태, 계류 장소, 인계 후 이력 등을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어 밀수 개체들이 보관·계류 과정에서 부실하게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신종 감염병의 70% 이상이 인수공통감염병인 상황에서, 이러한 방치와 무분별한 유기는 국민 건강권과 생태계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야생동물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촘촘한 국가 간·기관 간 공조 및 사전 예방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이 관세청·법무부와 연계해 마약 범죄에 준하는 전담 수사대를 가동하며,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위반자에 대해 강력한 형사 처벌과 사후 이력 관리를 엄격히 적용한다. 유럽연합(EU) 역시 사육 가능 종을 엄격히 제한하는 ‘긍정목록(Positive List)’ 제도를 정착시켜 무분별한 외래종 사육 및 유기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박해철 의원은 “야생동물 밀수와 무책임한 유기는 동물 복지 문제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대한민국 생태계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관세청·기후부·검역본부 등 관계기관이 유기적 공조를 통해 마약 밀수 수준의 강도 높은 단속을 펼치고, 판매 단계에서의 사육 위험성 교육 의무화 등 사전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행정·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밀수 차단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조만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