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통합돌봄’ 전면 시행됐지만… 현장은 ‘겸직 돌려막기’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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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통합돌봄 담당 공무원 6,215명 중 82.4%(5,122명)가 타 업무 병행 ‘겸직’
주민 접점 최일선 읍·면·동 전담 인력 단 3.1%(151명) 불과… 96.9%가 무늬만 통합돌봄
소병훈 의원 “전담 인력 현장 배치 없는 통합돌봄은 공염불… 정규 전담 인력 확충 시급”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 뉴스1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노인과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사업이 올해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러나 정작 최일선 복지 현장인 읍·면·동에는 전담 인력이 거의 없어, 기존 복지 공무원들에게 명패만 더 얹어주는 ‘겸직 돌려막기’식 행정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자체별 통합돌봄 인력배치 현황(2026년 7월 31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공무원 총 6,215명 가운데 82.4%에 달하는 5,122명이 타 업무를 병행하는 겸직 인력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전담 인력은 1,093명(17.6%)에 그쳤다.

특히 대상자를 직접 발굴하고 방문 상담 및 밀착 사례관리를 맡아야 하는 최일선 ‘읍·면·동’의 인력 왜곡 현상이 극에 달했다. 읍·면·동에 배치된 전체 인력 4,840명 중 전담 인력은 단 151명으로 전체의 3.1%에 불과했으며, 무려 96.9%(4,689명)가 기존 복지 업무를 병행하는 겸직 공무원이었다.

반면, 지자체에 배치된 전담 인력(1,093명)의 대다수인 824명(75.4%)은 행정 구획 상 시·군·구 ‘본청’에 집중 배치되어 있어 현장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별 실태를 살펴보면 읍·면·동 전담 인력이 전혀 없는 지자체도 수두룩하다. 대구(전담 0명/겸직 243명), 대전(전담 0명/겸직 110명), 울산(전담 0명/겸직 53명), 강원(전담 0명/겸직 224명), 경남(전담 0명/겸직 313명) 등 주요 광역지자체의 최일선 읍·면·동 복지 현장에는 통합돌봄만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인력의 겸직으로만 사업을 떠받치고 있는 실정이다.

소병훈 의원은 “통합돌봄은 단순한 현금성 수당 지급이 아니라 보건의료·요양·일상생활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 행정”이라며 “기존 고유 업무로도 과부하 상태인 읍·면·동 공무원에게 복잡한 통합돌봄까지 겸직시키는 구조에서는 법과 정책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소 의원은 “전담 인력이 상주하며 밀착 사례관리를 하지 못하면 결국 형식적인 서류 행정과 ‘무늬만 통합돌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라며 “보건복지부는 관계 부처와 적극 협의해 읍·면·동 현장 중심의 정규 전담 인력을 체계적으로 확충하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실태 조사는 초고령사회 대비를 목표로 첫발을 뗀 통합돌봄 제도가 현장의 인력 인프라 부재로 자칫 겉돌 수 있다는 경고등을 올려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성패가 최일선 현장의 밀착 케어에 달린 만큼, 복지부와 행안부 등 관계 부처가 현장 전담 인력 확충 및 체계적인 조직 개편이라는 결단을 조속히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