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내일]어린이날은 아는데… 실종아동의 날은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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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날', 전 세계가 사라진 아이들을 기억한다
아이 한 명의 실종이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기까지

매년 5월 25일은 실종아동의 날이다. 수많은 기념일 가운데 이날이 왜 실종아동을 기억하는 날로 정해졌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종아동의 날은 1979년 미국 뉴욕에서 사라진 여섯 살 소년 이튼 패츠의 사건에서 시작됐다. 평범한 아침 부모의 곁을 떠나 처음으로 혼자 학교에 가던 아이는 스쿨버스 정류장에도, 학교에도 도착하지 못했다.
한 아이의 실종은 미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다. 경찰과 연방수사국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고, 시민들도 아이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이튼이 사라진 날은 이후 전 세계가 실종아동과 가족을 기억하는 날이 됐다.
두 블록을 남기고 사라진 여섯 살 아이

1979년 5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 소호에 살던 이튼 패츠는 책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당시 여섯 살이었던 이튼이 부모 없이 혼자 스쿨버스를 타러 가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정류장은 집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러나 설레는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손을 흔들며 집을 나선 이튼은 그 짧은 거리를 끝내 지나가지 못했다. 정류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 학교에도 도착하지 않았고, 집을 나서던 모습은 가족이 기억하는 아이의 마지막 장면이 됐다.
사건이 발생한 소호는 인적이 드문 외딴 지역이 아니었다. 가정집과 상점이 모여 있는 평범한 동네였으며, 실종 시간도 어두운 밤이 아닌 밝은 아침이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일상적인 등굣길에서 아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뉴욕 경찰과 연방수사국은 이튼을 찾기 위해 대규모 수색을 벌였다. 아이의 사진은 전단과 신문을 통해 미국 전역에 퍼졌고, 우유팩에도 실종아동의 얼굴과 정보가 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매일 우유를 마시는 짧은 순간이라도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기억해 달라는 취지였다.
전국적인 관심과 수색에도 이튼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사건 발생 4년 뒤인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튼이 실종된 5월 25일을 실종아동의 날로 선포했다. 이후 캐나다와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동참하면서 이날은 전 세계 실종아동을 기억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매년 5월 25일을 실종아동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실종을 예방하고 실종아동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부와 경찰뿐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을 뒤흔든 실종아동 사건 - 개구리 소년들

우리나라에도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아동 실종 사건이 있다. 1991년 3월 26일 발생한 대구 성서초등학생 실종 사건, 이른바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다.
지방선거가 치러진 임시공휴일이었던 이날, 학교에 가지 않은 초등학생 다섯 명은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 아이들이 향한 곳은 평소에도 놀러 다니던 동네 뒷산인 와룡산이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익숙한 장소였지만 아이들은 그날 이후 모두 자취를 감췄다.
실종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과 군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전단이 전국에 배포됐고, 공중전화 카드와 담뱃갑 등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물건에도 실종 정보가 실렸다.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제작됐지만 아이들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실종된 지 11년 6개월이 지난 2002년 9월 26일에야 와룡산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아이들이 간다고 말했던 산에서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유골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 이후 수십 년이 흘렀지만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섯 명의 아이가 한꺼번에 사라졌던 이 사건은 실종 직후의 신속한 신고와 수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 순간 바로 신고해야 합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실종아동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거리와 건물 곳곳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고,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차량 이동 기록이나 휴대전화 위치 등을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발전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약 2만 건이 넘는 아동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신고 사례에는 유괴뿐 아니라 길을 잃거나 사고를 당한 경우, 보호자와 헤어진 경우, 가출 등도 포함된다.
실종아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동 범위가 넓어지고 목격자의 기억도 흐려질 수 있다. 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 주변을 조금 더 찾아본 뒤 신고하겠다고 판단하면 초기 수색에 중요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실종 사실을 확인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마지막으로 본 장소와 시간, 당시 옷차림과 신체 특징을 최대한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실종을 예방하려면 평소 아이에게 자신의 이름과 보호자 연락처를 기억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보호자를 놓쳤을 때는 무작정 돌아다니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 기다리거나 경찰관과 매장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반복해서 교육하는 것이 좋다.
낯선 사람이 부모의 친구라고 말하거나 길을 알려 달라며 접근해도 따라가지 않도록 구체적인 상황을 들어 설명해야 한다. 위험을 느꼈을 때는 큰 소리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 신고 전화인 112를 이용하도록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경찰청 안전Dream 홈페이지와 앱을 이용하면 아이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을 미리 등록할 수 있다.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에서도 지문 사전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아이의 신원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최근 사진을 정기적으로 촬영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5월 25일은 오래전 사라진 아이 한 명만을 기억하는 날이 아니다. 지금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아이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시간을 함께 기억하는 날이다.
실종아동의 사진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이름과 특징을 기억하는 일은 사소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얼굴을 떠올리고 신고한 시민의 기억이 한 아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위키트리는 실종아동찾기 캠페인을 통해 장기실종아동의 얼굴과 이름, 마지막 목격 장소와 신체 특징을 꾸준히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