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일 의장, 15일 첫 임시회서 하반기 재정 부족 메울 추경안 현명한 심사 다짐 부동산 취득세 반토막에 공공시설 유지비 폭증... 제주 대비 보통교부세 '역차별' 심각 삼성전기 8조 반도체 기판 증설에 용수 2배 급증... 재정난 속 관로 공사비 부담이 최대 쟁점
세종시의회, 임시회 의정브리핑 / 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인구 유입과 급격한 도시 팽창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와 단층제 행정구조의 한계로 인해 세종시의 재정 상태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시 곳간이 비어 당장 쓸 돈이 없는 상황에서, 세종시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인 삼성전기의 8조 원 대기업 투자를 살리기 위한 필수 인프라(용수·전력) 구축 비용이 세종시의 새로운 행정·재정적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간의 일정으로 제108회 임시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돌입했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하반기 재정 펑크를 메울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함께 주요 업무 계획 보고 청취, 조례안 심의 등이 다뤄진다.
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은 14일 개원 의정브리핑을 통해 "재정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상임위원회별로 꼼꼼히 살필 것"이라며, "삼성전기가 세종사업장에 8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으나 용수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있는 만큼, 의회도 집행부와 함께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실제 세종시가 당면한 올해 하반기 부족 재원은 1,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당장 부족한 살림을 꾸리기 위해 올해 발행 한도액을 모두 채운 736억 원 규모의 지방채(빚)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2.3%까지 치솟으며 정부가 지정하는 '재정주의단체' 지정 기준(25%) 턱밑까지 차올라 시 재정 전반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재정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자체 세입의 절반 이상을 '아파트 취득세'에 의존해 온 기형적인 세입 구조다. 부동산 경기 불황 장기화로 세종시의 취득세 수입은 2021년 3,338억 원에서 올해 1,421억 원으로 57%나 급감했다. 반면 복지비와 인건비 등 법적 의무 지출 비중은 72%까지 폭증했고, 정부(행복청)와 LH로부터 넘겨받은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공공시설물의 유지관리비는 올해 1,285억 원을 돌파하며 시 재정을 무섭게 갉아먹고 있다. 똑같이 광역·기초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제주도가 연간 1조 8,000억 원의 보통교부세를 받을 때, 세종시는 제주의 6.5% 수준인 1,203억 원만 받는 역차별적 산식도 위기를 키웠다.
이 상황에서 결정된 삼성전기의 8조 원 규모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생산라인 증설 투자는 도시 체질을 개선할 마중물로 주목받는다. 완공 시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함께 세종시 자체 세원을 '지방소득세·지방소비세' 중심으로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은 현재 전 세계 반도체 기판 매출의 60% 이상(1조 2,500억 원)을 담당하는 핵심 기지다.
다만 투자가 실현되려면 하루 1만 3,000톤에 달하는 추가 공업용수와 대용량 전력 인프라를 신속히 깔아주어야 한다. 첨단 반도체 기판 공정은 미세 회로의 부식을 막고 이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물속 이온과 산소를 분자 단위까지 걸러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이론상 최고 순도의 물인 '초순수(UPW)'를 필수적으로 사용한다. 삼성전기는 이 우주 가장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 공장 내부에만 2,000억~2,500억 원 규모의 자체 정수 설비 및 이중화 백업 시스템을 직접 투자해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장 앞까지 일반 공업용수 원수(原水)를 끌어다 주기 위한 외부 관로 토목공사 비용은 고스란히 세종시의 부담으로 남는다. 산업통상자원부 평가에 따라 세종시가 대기업 보조금의 국비 지원율을 최대 70%까지 확보했으나, 재정난이 심각한 세종시 입장에서는 30%에 해당하는 자체 매칭 예산 수십억 원을 마련하는 것조차 빚을 내야 하는 처지다. 과거 민선 4기 당시 금강 수위를 유지해 비상시 대체 수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추진됐던 '세종보 가동 추진' 논란이, 수백억 원의 대청댐 신규 관로 공사비를 아낄 실무적 대안으로 시 내부에서 다시 소환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세종시의회 임시회는 단순한 조례 심의를 넘어, 1,000억 원대의 재정 펑크를 메우는 동시에 '8조 대기업 투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낼 실무적 인프라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평가는 선심성 축제나 행사성 예산의 단순 삭감 수치 발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공업용수 관로의 착공 속도와 세종시법 개정을 통한 보통교부세 정률제 확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