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도시 경쟁력은 보안에서 갈린다…세종·교토, 핵테온서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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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부 대표단 9~10일 세종 방문…스마트시티·정보보안 협력 사업 모색
핵테온 세종서 일본 보안정책 공유, 세종 정보보안 기업과 교류
국제행사 교류 넘어 공동 실증·기업 매칭·인력 양성으로 이어져야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인공지능이 행정과 교통, 의료,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도시의 경쟁력은 편리한 서비스보다 안전한 디지털 기반을 갖췄는지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스마트시티가 시민 데이터를 활용할수록 사이버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도시 운영의 기본 인프라가 되고 있다.
세종시와 일본 교토부가 ‘2026 핵테온 세종’을 계기로 스마트시티와 정보보안 분야의 경제·산업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교토부 대표단은 9일부터 10일까지 세종을 방문했다. 대표단은 아트 앤 테크놀로지 빌리지 교토 야마시타 아키마사 원장, 일본 정보보안 기업 아카츠키 시노하라 히로유키 대표, 교토부 상공노동관광부 관계자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세종시 대표단이 ‘2025 교토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가해 교토부와 스마트시티 분야 공동성명을 채택한 데 따른 후속 일정이다. 당시 공동성명에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발전, 정보 공유와 인적 교류, 공동 행사 추진, 구체적 협력 가능성 모색 등이 담겼다.
핵테온 세종은 9일부터 10일까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AI·사이버보안 국제행사다. 세종시와 국가정보원이 주최·주관하고 고려대 세종, 홍익대 세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세종테크노파크 등이 참여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국제 대학생 사이버보안 경진대회, AI·사이버보안 콘퍼런스, 기업 기술전시회 등이다.
세종시는 사이버보안 인재 발굴과 정보보호 산업 육성을 위해 2022년부터 핵테온 세종을 개최해 왔다. 올해 행사는 ‘AI 대전환 시대의 사이버보안 전략’을 중심으로 국내외 전문가 강연과 기업 전시, 비즈니스 교류를 함께 진행한다.
교토부 대표단은 행사장에서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지역·현장에서 시작되는 인공지능×정보보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일본과 교토부의 정보보안 정책, 지역 차원의 디지털 전환 사례도 공유했다.
대표단은 AI·사이버보안 기업 기술전시 부스를 둘러보며 국내 정보보안 기업과 교류했다. 특히 세종지역 정보보안 기업인 미르정보기술 홍보 부스를 찾아 간담회를 열고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교토부는 일본의 옛 수도이자 문화예술 중심지다. 최근에는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개방형 혁신 거점을 조성하며 디지털 산업과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트 앤 테크놀로지 빌리지 교토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신산업을 만들고 차세대 인재를 키우는 개방형 혁신 허브를 표방한다.
세종과 교토의 협력은 단순한 우호 교류보다 산업적 접점을 찾는 데 의미가 있다. 세종은 행정수도 기능과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공공데이터 기반 행정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교토는 문화와 연구, 기술 실증 기반을 결합하는 도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두 도시가 보안과 스마트시티를 연결하면 공공서비스 보안, 데이터 보호, 도시 인프라 안전관리 분야에서 협력 여지를 찾을 수 있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의 성장세도 이런 협력의 배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2025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정보보호 산업 전체 매출은 18조5945억 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정보보안 매출은 7조1244억 원으로 15.9% 늘었다.
정보보호 기업 수도 늘었다. 2024년 기준 국내 정보보호 기업은 1780개로 전년 1708개보다 4.2%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정보보안 기업은 876개로 전년보다 7.6% 늘었다.
AI 보안은 앞으로 더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올해 AI 보안 유망기업 육성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사이버 위협의 지능화와 AI 보안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도시 간 협력이 성과를 내려면 행사 참가와 부스 방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업 간 양해각서와 후속 미팅, 공동 실증 과제, 기술 검증, 해외 판로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세종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거나 일본 기업이 세종에서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구체적 통로가 필요하다.
정보보안 협력은 규제와 신뢰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 공공데이터와 도시 인프라 보안은 개인정보, 국가 보안, 클라우드 이용 기준, 데이터 국외 이전 문제와 연결된다. 한·일 기업이 공동 사업을 추진하려면 기술 호환성뿐 아니라 법적 책임과 보안 인증 기준도 맞춰야 한다.
세종시는 교토부 대표단과 조수창 기획조정실장의 공식 면담을 통해 도시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실장은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두 도시가 스마트시티와 정보보안 등 전략산업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며 “경제·산업 분야 외에도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넓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마시타 원장은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핵심축이자 행정수도로 나아가는 세종시와 교토부가 경제·산업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세종시가 정보보안 거점 도시로 성장하고 교토부와 긴밀한 우정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10일 세종테크노파크를 방문해 세종시의 미래전략산업 육성 정책과 기업 지원 체계를 살펴본 뒤 귀국할 예정이다.
세종시와 교토부의 협력은 AI와 사이버보안이 도시 외교의 새로운 의제가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성과는 국제행사 참석이나 우호 발언이 아니라 공동 사업 발굴,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 보안 인재 교류, 스마트시티 현장 실증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