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 이란은 13…숫자에도 닮은 문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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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4는 죽음, 13은 불운...문화마다 다른 숫자의 의미
세 번째를 기다리는 한국과 이란, 숫자 문화의 놀라운 공통점
숫자는 원래 단순히 셈을 하기 위한 기호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특정 숫자에 행운이나 불운의 의미를 담아 받아들이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한국에서는 숫자 4를 피하는 경우가 있고, 이란에서는 숫자 13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삼세번"이라고 말하듯, 이란에도 세 번째를 중요하게 여기는 속담이 있다.
언어도, 역사도 다른 두 나라지만 숫자를 바라보는 방식에서는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4', 이란에서는 '13'이 특별한 숫자다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숫자 미신은 단연 숫자 4다. 숫자 4의 한자음인 '사(四)'가 죽음을 뜻하는 '사(死)'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병원이나 장례식장, 일부 아파트와 건물에서는 4층 대신 'F'를 표기하거나 4호실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도 나타나며, 영어권에서는 이를 '테트라포비아(Tetraphobia)'라고 부른다. 실제로 일부 국제 호텔 체인이나 병원에서도 동아시아 고객을 고려해 4층 표기를 생략하는 사례가 알려져 있다.

반면 이란에서는 숫자 13이 전통적으로 불운을 상징하는 숫자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인식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민간 신앙과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페르시아 새해 노루즈(Nowruz)가 시작된 뒤 열세 번째 되는 날인 '시즈다 베다르(Sizdah Bedar)' 역시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13일의 불운을 집 밖으로 내보낸다는 의미에서 이날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집을 떠나 공원이나 자연에서 하루를 보내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의미와 함께 봄을 즐기는 국민적인 야외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매년 시즈다 베다르가 되면 전국의 공원과 강변, 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세번'과 똑같은 말이 이란에도 있다
숫자 3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도 두 나라가 닮았다. 한국에는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세 번째까지는 도전해 보라는 의미로 일상에서 매우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놀랍게도 이란에도 거의 같은 뜻을 가진 속담이 있다. 바로 "تا سه نشه بازی نشه"(타 세 나셰 바지 나셰)다. 직역하면 "세 번이 되어야 비로소 게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어떤 일이 처음부터 쉽게 풀리지 않더라도 몇 번의 시도를 거쳐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영어권에서 자주 사용하는 "Third time is the charm"과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한국의 '삼세번'과 표현은 다르지만, 세 번째 도전에서 가능성을 본다는 생각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숫자에도 문화가 담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숫자 문화가 단순한 미신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숫자 4 때문에 병원이나 건물의 층수가 달라지고, 이란에서는 노루즈 13일째 되는 날 수백만 명이 집 밖으로 나가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문화가 이어진다.
즉 숫자가 사람들의 실제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문화인 만큼 지금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