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 세종 신사옥 준공…피지컬 AI 거점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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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생산 기능 집현동 세종테크밸리에 통합…본사도 대전서 이전
협동로봇 활용한 자동화 생산체계 구축…AI·휴머노이드 경쟁 대응
기업 한 곳 유치 넘어 전문인력·협력업체·지역 일자리 연결이 과제

레인보우로보틱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에 신사옥 방문 사진 / 세종시장 인수위원회
레인보우로보틱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에 신사옥 방문 사진 / 세종시장 인수위원회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을 넘어 AI가 로봇을 통해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 경쟁이 세계 산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 자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세종에 연구개발과 생산 기능을 통합한 거점을 마련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0일 세종시 집현동 세종테크밸리에서 신사옥 준공식을 열고 세종 중심의 사업 운영에 들어갔다.

준공식에는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과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이사, 오준호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전을 기반으로 성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신사옥 건립에 맞춰 본사를 세종으로 옮겼다. 회사는 지난 4월 본점 소재지를 대전 유성구에서 세종 집현동으로 공식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준공식은 연구시설과 생산설비, 주요 조직을 새 사옥에 집약하고 본격적인 세종 시대를 알리는 자리다.

신사옥은 부지 5237㎡에 연면적 약 1만4830㎡ 규모로 지어졌다.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에 연구개발시설과 생산공장, 사무공간이 들어섰다. 기존보다 연구 공간을 확대하고 자사 협동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생산체계도 구축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협동로봇과 사족보행로봇, 이족보행로봇 등을 개발해 왔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콜옵션 행사를 결정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까지 늘리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됐고, 양측은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휴머노이드 등 미래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를 단장으로 선임했다. 세종 신사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생산기지인 동시에 삼성전자의 미래 로봇 전략과 연결되는 연구개발 거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신사옥이 들어선 집현동 세종테크밸리는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을 연계해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된 도시첨단산업단지다. 네이버 데이터센터와 바이오·정보기술 기업,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세종테크밸리의 입지와 대덕연구개발특구 접근성, 세종시의 기업 지원 여건 등을 본사 이전 배경으로 꼽았다. 대전에 축적된 과학기술 연구역량과 세종의 산업용지를 연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종은 중앙행정기관이 밀집한 행정도시로 성장했지만 민간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출퇴근 시간대 대전과 청주 등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민도 많아 자족기능 확충은 역대 시정의 주요 과제로 꼽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본사 이전은 이런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상징적인 기업 유치 사례다. 연구개발과 생산, 경영 기능이 함께 들어오면 단순한 공장 입주보다 고급 인력 유입과 협력기업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기업 한 곳의 이전만으로 AI·로보틱스 클러스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로봇 부품과 감속기, 센서, 제어기,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변에 함께 자리 잡아야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지역 일자리 효과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존 대전 근무 인력이 세종으로 이동하는 데 그친다면 새로운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세종지역 청년과 대학생이 연구·생산 인력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산학협력과 직무교육을 연계해야 한다.

자동화 생산체계가 확대될수록 단순 생산직보다 소프트웨어와 로봇제어, 품질관리, 유지보수 분야의 전문인력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세종 공동캠퍼스와 인근 대학, 대덕특구 연구기관을 연결한 인재 양성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신사옥 준공에 따른 교통과 주거 수요도 점검해야 한다. 집현동과 세종테크밸리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 종사자와 연구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주거·교육·생활 기반을 갖춰야 본사 이전 효과가 지역 소비와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 / 세종시장 인수위원회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 / 세종시장 인수위원회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AI와 로봇기술이 산업 전환을 이끄는 시기에 국내 대표 로봇기업이 세종을 선택했다”며 “집현동 테크밸리를 AI·로보틱스 클러스터로 조성해 대한민국 피지컬 AI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려면 선언을 넘어 기업 유치 목표와 부지 공급, 연구개발 지원, 인력 양성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이 특혜 논란으로 번지지 않도록 지원 규모와 고용·투자 이행 조건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세종 이전은 행정 중심으로 성장한 도시가 첨단산업 기반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신사옥 준공이 로봇 기술과 기업, 인재의 지역 내 연계와 실제 투자·일자리 확대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