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월세 3기 연체 뒤 일부 갚아도 계약 해지 가능…대법원 첫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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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 의사 담은 소장 송달 전 연체액 줄였지만 임대인 승소 확정
대법원 “3기 차임액에 달한 순간 해지권 발생…사후 변제로 소멸 안 해”
임차인은 연체 전 대응해야…임대인도 변제금 수령 때 의사 명확히 해야

기사관련 자료<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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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상가 임차인의 월세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3기 이상 차임을 연체했다면 이후 일부를 갚더라도 이미 발생한 임대인의 계약해지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는 지난 6월 24일 상가건물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에서 임차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임대인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관여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다.

사건의 임차인은 상가 월세를 3기 이상 연체했다. 임대인은 계약 해지 의사를 소장에 적어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임차인은 소장 부본을 송달받기 전에 연체 월세 일부를 지급해 남은 연체액을 3기 미만으로 줄였다.

쟁점은 임대인의 해지권이 언제 발생하느냐였다. 임차인은 해지 의사표시가 실제로 도달한 시점에는 연체액이 3기 미만이었으므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항소심은 달리 판단했다. 연체액이 3기 차임액에 달한 순간 이미 임대인에게 해지권이 발생했고, 임대인이 이를 포기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후 일부 변제로 해지권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른 3기 연체는 해지권의 발생요건이므로, 연체액이 3기에 도달하면 즉시 해지권이 생긴다는 것이다.

계약 해지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는 해지 효력이 실제로 발생하는 시점일 뿐, 해지권 자체가 언제 성립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3기 연체가 발생했다고 계약이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이 해지 의사를 표시해야 하고, 임차인이 점포 인도를 거부하면 법원의 판결과 집행절차를 거쳐야 한다.

임대인이 연체금을 받은 경위도 중요하다. 연체 월세를 아무런 이의 없이 받거나 계약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면 해지권을 포기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 / 법률사무소 명건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 / 법률사무소 명건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3기 차임 연체를 이유로 한 해지권이 연체액이 3기에 달한 시점에 즉시 발생한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확히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지통보 도달이나 소장 송달 전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차임을 납부해 해지권 소멸을 주장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한 방어 전략이 되기 어렵다”며 “임대차 분쟁에서는 해지권 발생 시점과 행사 방법을 정확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차인은 월세가 3기분에 이르기 전에 임대인과 납부 유예나 분할 상환을 협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3기는 반드시 세 달 연속 연체만을 뜻하지 않는다. 일부 미납액이 누적돼 월세 3개월분에 도달해도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

임대인도 연체금을 받을 때 계약 유지 의사가 있는지, 해지권을 유지한 채 일부 변제로 받는 것인지 서면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 문자와 내용증명, 합의서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면 해지권 포기 여부를 놓고 추가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임차인의 뒤늦은 일부 변제가 계약 유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처음으로 명확히 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3기 연체가 발생하기 전 협의하고, 합의 내용을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