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이 소환한 교권 현실…세종교육청, 저경력 교원 안전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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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평가부터 법률지원·심리치료까지 교원 지원사업 통합 안내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에 대한 대중 공감 확산…폭력적 해결 방식은 경계
일회성 설명회 넘어 상시 상담·신속 대응·비밀보장 체계 구축이 과제

기사 관련 행사 사진 / 세종시교육청
기사 관련 행사 사진 / 세종시교육청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최근 공개된 드라마 ‘참교육’이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 학교폭력 문제를 다소 과장된 방식으로 그려 논쟁을 낳았지만,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대중의 공감도 함께 끌어냈다. 세종시교육청이 이런 현실 속에서 저경력 교원의 학교 적응과 심리 회복을 돕기 위한 지원사업 통합 안내에 나섰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은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기 위해 가상의 정부기관인 ‘교권보호국’이 학교 문제에 개입하는 내용을 다룬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갈등을 통쾌한 응징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공권력의 폭력을 교육 문제의 해결책처럼 묘사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작품의 설정은 현실과 거리가 있지만, 학교폭력과 반복되는 민원, 교육활동 침해로 교사가 고립되는 문제는 실제 교육현장의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저경력 교원은 수업과 평가뿐 아니라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행정업무, 갈등 대응까지 한꺼번에 익혀야 해 초기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25일 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저경력 교원과 희망 교원을 대상으로 ‘알쓸생잡: 알아두면 쓸모 있는 선생님을 위한 잡학사전’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교육청 각 부서가 운영하는 교원 지원사업을 한자리에서 안내하고, 교원들이 필요한 제도를 쉽게 찾아 이용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저경력 교원의 학교 적응과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응할 ‘마음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에서는 수업·평가와 진로·진학, 교원 연수, 교육활동 보호 제도가 소개됐다. 교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지원과 교원보호공제, 심리상담, 병원 치료 지원, 마음쉼표 프로그램의 신청 방법도 안내됐다.

지원사업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으면 교원이 위기 상황에서 어느 부서에 연락해야 하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피해 사실을 반복해서 설명하거나 지원 대상을 스스로 구분해야 하는 절차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런 정보 접근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다.

드라마 ‘참교육’이 보여준 강한 공권력이나 응징 방식은 현실의 해법이 될 수 없다. 교육활동 침해는 사후 처벌에만 의존하기보다 교사와 학생의 분리, 법률지원, 심리 회복, 학부모와의 갈등 조정 등 제도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교권 보호가 교사의 권한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을 보장하면서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균형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교권과 학생 인권을 대립 관계로만 보는 접근은 학교의 갈등을 더 키울 수 있다.

이날 전문가 특강에서는 MBTI를 활용해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원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인을 살펴봤다. 유형별 소통 방식과 관계 형성, 갈등 완화 방안도 다뤘다.

다만 성격유형 검사는 소통을 돕는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행동을 특정 유형으로 단정하거나 구조적인 갈등을 개인 성격 문제로 돌리면 교육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

행사장에는 교원 노조와 교원단체도 참여해 권익 보호와 상담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교육청의 행정지원과 교원단체의 상담 창구를 함께 안내해 교원이 상황에 맞는 도움을 선택하도록 했다.

지원제도의 실효성은 설명회 개최 횟수가 아니라 실제 이용률과 처리 속도로 판단해야 한다. 교원이 법률상담이나 심리치료를 신청할 때 학교 관리자에게 피해 사실을 반복해서 밝히지 않도록 별도의 비공개 접수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상담과 치료 기록이 인사평가나 업무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안도 해소해야 한다. 신청 사실과 상담 내용의 비밀을 보장하고, 지원 과정에서 수집된 개인정보의 접근 권한과 보관 기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저경력 교원에게는 사후 회복보다 예방 지원이 중요하다. 학기 초 학부모 상담과 생활지도, 학생평가, 민원 대응, 아동학대 신고가 제기됐을 때의 절차 등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반복 교육해야 한다.

경력 교사와 저경력 교원을 연결하는 멘토링도 필요하다. 학교 안의 비공식적인 조언에 의존하지 말고 멘토의 역할과 상담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멘토링 과정에서 공유된 어려움이 평가나 인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보호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백윤희 세종시교육청 교육국장은 “교육청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한자리에서 안내하고 교원이 필요한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지원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교권침해 문제를 대중적 의제로 끌어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현실의 학교는 통쾌한 응징보다 정확한 절차와 신속한 지원, 관계 회복을 필요로 한다. 세종교육청의 지원사업도 일회성 홍보를 넘어 교원이 위기 전에 도움을 요청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보호받을 수 있는 상시 안전망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