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의 한국살이] "아파도 출근한다고?"…외국인들이 놀라는 한국의 병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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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병가'라도 한국과 다른 나라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외국인들이 종종 놀라는 문화 중 하나가 있다. 바로 병가(병으로 인한 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많은 나라에서는 몸이 아프면 병가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권리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플 때도 연차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심지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출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직장 생활과 휴식 문화 비교 이미지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직장 생활과 휴식 문화 비교 이미지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법으로 보장된 유급 병가 제도가 없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병가 또는 상병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법정 유급 병가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회사 규정에 따라 병가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이는 기업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몸이 아플 경우 병가 대신 연차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외국인들에게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법보다도 '분위기'다

한국 직장 문화에서는 여전히 책임감과 성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최근에는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일부 직장에서는 몸이 조금 아픈 정도로는 쉬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에서 오래 근무한 외국인들 역시 "열이 나는데도 출근하는 동료를 보고 놀랐다", "병가보다 연차를 먼저 쓰는 문화가 신기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유럽 국가들에서는 병가 사용이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법정 병가 제도를 운영하며, 의사 진단서를 제출하면 일정 기간 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다. OECD 역시 유급 병가 제도가 근로자의 건강과 생산성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직장인들 / 셔터스톡
직장인들 / 셔터스톡

이란 역시 한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란에서는 질병 수당 제도가 운영되며,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경우 병가 기간이 근속 기간으로 인정된다. 또한 의료 확인서를 제출하면 유급 병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직장과 업종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제도 자체는 병으로 인한 결근을 하나의 사회보장 영역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한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아프면 쉬는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고, 정부 역시 질병으로 인한 소득 손실을 보전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 등을 통해 제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이 OECD 국가들에 비해 병가 제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 / 셔터스톡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 / 셔터스톡

한국에서 병가 문화는 단순히 휴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쉬는 것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직장 내 분위기, 그리고 노동 제도가 모두 연결된 문화의 일부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병가를 사용하는 방식만 봐도 나라별 문화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