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 학부모 참여 넓힌다…학교 소통 넘어 예산 감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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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각급학교 학부모회장 대상 첫 협의회…직속기관 기능·지원정책 공유
학부모회는 학교교육 모니터링·의견 제시하는 공식 기구…자율성과 대표성 확보 과제
주민참여예산 교육도 진행…제안 접수보다 반영 결과 공개가 제도 신뢰 좌우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새로 선출된 유치원과 각급학교 학부모회장들을 대상으로 학교 운영 참여와 교육예산 감시 역량을 높이는 협의회를 열었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은 6월 16일 오전 10시 교육청 대강당에서 ‘2026년 학부모회 1차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회는 학부모회장들이 학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고, 교육정책과 예산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세종교육청 교육문화원을 비롯해 평생교육원, 진로교육원, 안전체험교육원 등 직속기관의 기능과 주요 사업이 소개됐다. 학부모 지원정책과 주민참여예산제 실무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학부모회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나 학교행사 지원 조직이 아니다. 세종시교육청 학부모회 설치·운영 조례는 학부모회를 전체 학부모가 참여하는 자치기구로 규정하고 있다. 학부모회는 활동계획과 자체 규정을 정하고, 학교 운영에 의견을 내거나 교육활동을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조례에 근거한 공식 참여기구라는 뜻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관련 조례도 학부모회의 주요 기능으로 학교 운영에 대한 의견 제시, 학교교육 모니터링, 교육활동 참여, 학부모교육 등을 두고 있다. 교육부 역시 학부모를 학교혁신과 공교육 개선에 참여하는 교육 주체로 보고 학교 참여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번 협의회에서 주민참여예산 교육을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과정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다. 지방재정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렴한 주민 의견서는 지방의회에 제출하는 예산안에도 첨부해야 한다.
관련 시행령은 공청회와 간담회, 설문조사, 사업공모 등을 주민 참여 방식으로 제시한다. 주민 의견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했는지, 참여기구가 제대로 운영됐는지, 교육과 홍보가 충분했는지도 제도 평가 대상이다. 학부모가 주민참여예산 구조를 알아야 학교시설과 교육 프로그램, 학생 안전, 돌봄 등 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이유다.
세종은 학교 신설과 학생 배치, 통학 안전, 돌봄, 진로교육 등 도시 성장과 맞물린 교육 수요가 크다. 학부모 의견은 행정이 놓치기 쉬운 현장 문제를 빠르게 드러낼 수 있다. 학교 앞 보행환경이나 방과후 프로그램, 노후 시설, 특수교육 지원처럼 일상에서 체감하는 문제는 학부모 참여를 통해 정책 의제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참여 기구가 있다고 해서 모든 학부모의 목소리가 고르게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회의에 참여하기 어려운 맞벌이 가정과 한부모 가정, 이주배경 가정, 장애학생 보호자 등의 의견이 빠질 수 있다. 일부 임원 중심으로 운영되면 학부모회가 전체 학부모를 대표하기보다 학교와 가까운 소수의 의견만 전달하는 구조가 될 위험도 있다.
학교와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학부모회가 학교 행사를 돕는 보조 조직에 머물면 자치기구로서 의미가 약해진다. 반대로 특정 요구를 일방적으로 관철하려 하면 교직원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 학교 운영을 감시하되 교육과정과 교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제 역시 제안 건수보다 처리 과정이 중요하다. 교육청은 어떤 의견이 접수됐고, 무엇이 예산에 반영됐는지 공개해야 한다. 반영하지 못한 제안은 재정과 법령, 실현 가능성 등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제안을 받기만 하고 결과를 알리지 않으면 학부모 참여는 형식에 그칠 수 있다.
세종교육청 직속기관을 학부모회장들에게 소개한 것은 기관별 프로그램과 학교 현장을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진로교육원은 진로체험과 상담, 진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가 기관 기능을 제대로 알아야 학생과 학교에 맞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필요한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다.
백윤희 교육국장은 “학부모회는 학교와 가정을 연결하고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공동체”라며 학교와 학부모 간 신뢰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협의회에 참석한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장도 학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학생 성장과 학교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세종시교육청은 하반기에도 협의회를 열어 학부모회 우수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운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학부모 참여의 성과는 회의 횟수나 참석 인원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현장의 의견이 학교 운영과 교육예산에 실제로 반영되고, 그 결과가 다시 학부모에게 공개돼야 한다. 학부모회가 행사 지원 조직을 넘어 교육정책의 감시자이자 협력자로 자리 잡을 때 학교와 가정을 잇는 통로도 넓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