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내일]“수상한 남자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집 앞 놀이터서 사라진 네 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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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놀이터에서 순간 사라진 아이, 남은 것은 목격담뿐
CCTV 없던 2000년, 미제 사건으로 남은 최준원 양 실종사건의 진실

2000년 4월 4일,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네 살 아이가 사라졌다. 실종 아동의 이름은 최준원으로 1995년 6월 8일생인 최 양은 실종 당시 만 4세였고, 생존해 있다면 현재 만 31세다.
최준원 양은 이날 서울동원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수업을 마친 뒤 당시 거주하던 망우동 염광아파트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녁 시간이 지나도록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당일 오후 8시 무렵, 최 양의 아버지는 아내로부터 “준원이가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최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다음 날 오후까지 아파트 일대를 돌며 딸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다녔다. 하지만 준원 양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집 앞 놀이터에서 사라진 네 살 아이, 망우동 아파트에서 끊긴 마지막 행적

사건을 맡은 경찰은 실종 장소가 아파트 내부 놀이터였던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당시 놀이터에서 준원 양을 봤다는 목격자들이 나왔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준원 양은 실종 전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었고 특별히 이상한 행동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 목격자들은 놀이터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던 40대가량의 중년 남성이 준원 양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성이 여자아이를 데리고 가는 모습을 봤다는 진술도 나왔다. 목격자는 남성이 수염이 덥수룩하고 옷차림이 지저분했으며, 함께 있던 여자아이가 경찰이 제시한 최준원 양의 사진 속 모습과 비슷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하고 탐문수사를 벌였다. 한때 몽타주와 비슷한 남성이 확인돼 조사를 받았지만, 목격자들은 해당 남성이 자신들이 본 사람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별다른 혐의점도 확인되지 않으면서 수사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사건 현장에서는 당시 남성이 앉아 있었다고 알려진 놀이터 벤치 주변에서 소주병 조각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가족 측은 이 조각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다며 DNA 검사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당시 수사 과정에서 충분한 과학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최준원 양 실종 사건은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제로 남아 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아파트 단지와 놀이터에 CCTV가 촘촘히 설치돼 있지 않았고, 목격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또 아이들의 진술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는 점도 초기 수사의 아쉬운 부분으로 거론된다.
CCTV도 결정적 단서도 없던 그날… 26년째 이어지는 가족의 기다림

준원 양은 가족에게 누구보다 소중한 딸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총명하고 밝은 아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실종 이후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아버지는 생업을 뒤로한 채 딸을 찾기 위해 오랜 세월 전국을 다녔고,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 사건은 이후 여러 방송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시 조명됐다. 2020년에는 최준원 양 실종 사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증발’이 공개됐고, 2023년에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준원 양의 현재 추정 모습과 당시 목격담을 바탕으로 제보를 요청했다.
현재도 가족과 수사기관은 최준원 양을 찾기 위한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작은 기억 하나, 당시 지나쳤던 장면 하나가 실종 아동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알려줘야 할 실종 예방 안전 수칙

놀이터나 공원, 아파트 단지 등 실외에서 놀 때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누군가 나를 데려가려고 하면 큰 소리로 거부해야 한다. “싫어요”, “안 돼요”, “도와주세요”라고 주변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크게 외쳐야 한다. 낯선 사람이 장난감, 간식, 강아지, 길 안내 등을 이유로 말을 걸어도 절대 따라가서는 안 된다. 근처에 사람들이 없다면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뛰어가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둘째,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놀아야 한다. 혼자 멀리 떨어져 놀기보다는 친구 여러 명과 함께 있는 것이 안전하다. 부모님과 귀가 시간을 정했다면 반드시 약속한 시간을 지켜야 한다.

셋째,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같이 가자”, “태워주겠다”고 말하면 차 가까이 다가가지 말아야 한다. 차 안에 있는 사람이 손을 뻗어 붙잡을 수 없도록 차량과 충분히 거리를 둬야 한다.
넷째, 아는 사람이나 익숙한 사람이라도 혼자 따라가서는 안 된다. 반드시 부모님이나 보호자에게 먼저 알리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실종아동을 찾는 일은 시간이 지나도 멈춰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과 사회의 기억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위키트리는 실종아동찾기 캠페인을 통해 장기 실종아동 사건을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은 특별한 장소에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현장체험학습 장소, 공원, 골목길, 편의점, 아파트 단지처럼 아이들이 매일 오가는 일상 공간에서 주변 어른과 이웃의 관심이 이어질 때 위기 상황에 놓인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무심코 지나친 장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은 단서, 수상한 상황을 본 뒤의 빠른 신고가 누군가의 아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위키트리는 앞으로도 실종아동 사건을 기사로 알리고, 더 많은 시민이 아이들의 안전과 실종아동 찾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