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떠나지 못한 대전 서남부…구치소 공고보다 중요한 건 ‘이전 완료’다

2026-05-03 13:17

수년째 맴도는 대전교도소 이전 논의…주민 불편·도시 개발 제약 누적
구치소 민자 절차 착수…속도전보다 일정 공개와 후속 이행이 더 중요

이해를 돕기위한<자료사진> / 뉴스1
이해를 돕기위한<자료사진> / 뉴스1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도심 안 교정시설 이전은 전국 여러 도시에서 반복돼 온 난제다. 주민은 생활환경 개선을 원하고, 행정은 재정과 부지, 절차를 따지다 시간을 보낸다. 대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남부권 한복판에 자리한 대전교도소 이전 문제는 오래된 지역 숙원으로 남아 있었고, 그 사이 주변 지역은 개발 제약과 이미지 부담을 함께 떠안아야 했다. 최근 대전구치소 설치를 위한 민자사업자 공고가 시작되면서 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시민이 기다리는 건 착수 소식보다 실제 이전 완료 시점이다.

교정시설 이전 논의가 길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건물 하나 옮기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새 부지 확보, 사업비 조달, 주민 수용성, 교정 기능 유지, 기존 부지 활용 계획까지 동시에 맞물린다. 다른 지역에서도 교정시설이나 군부대, 공공 혐오시설 이전은 발표보다 실행이 더 어려웠다. 대전교도소 역시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지역에선 오래전부터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구체적 방식과 재원, 기관 간 역할 조정이 제때 맞물리지 않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의원실 제공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의원실 제공

이번에 나온 변화는 대전구치소 쪽 절차가 먼저 움직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 설명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30일 구치소 설치를 위한 BTL, 즉 임대형 민자사업 공고를 시작했다. 관계기관 협의 이후 후속 절차가 실제 공고 단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멈춰 있던 사업이 한 발 앞으로 나간 셈이다. 조 의원도 이를 두고 대전교도소 이전 사업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건 공고 자체보다 이후 흐름이다. 구치소는 민자 방식으로, 교도소는 별도 개발 절차로 추진되는 만큼 사업 속도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한쪽은 빨리 가고 다른 쪽은 늦어지면 전체 이전 구상은 다시 늘어질 수 있다. 결국 시민 입장에서는 “공고가 났다”보다 “언제 옮기고, 기존 부지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더 절실하다. 이전 예정지와 기존 부지 활용안, 추진 일정, 기관별 책임 분담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사안을 보다 넓게 보면, 대전 서남부 도시 재편과도 맞닿아 있다. 교정시설 이전은 단순한 민원 해소를 넘어 주변 생활권 환경 개선과 토지 활용의 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정치권의 환영 메시지보다 행정의 꾸준한 집행력이 뒤따라야 한다. 사업 방식이 무엇이든, 일정이 다시 미뤄지면 주민 피로감만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대전구치소 민자사업 공고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그러나 시민과 지역사회가 바라는 것은 시작이 아니라 마침표다. 대전교도소 이전이 진짜 숙원 해결로 이어지려면 절차 개시를 성과로 소비할 게 아니라, 남은 단계마다 일정과 책임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이번엔 발표가 아니라 실행으로 답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조승래 의원은 “대전교도소 이전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법무부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주민들이 오래 기다려 온 지역 숙원사업인 만큼 남은 절차도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