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많은 도시 세종, 복지 사각지대부터 메워야…아동정책 경쟁 본격화

2026-05-01 09:37

출생 미등록·이주배경 아동 여전히 제도 밖…지방정부 역할 더 커져
조상호, 아동권리 제안 수용 의지…관건은 현금지원보다 촘촘한 보호 체계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아이를 많이 낳는 도시가 곧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 출생 미등록 아동, 이주배경 가정, 돌봄 공백, 영유아 필수경비 부담처럼 제도 바깥에서 누적되는 문제를 줄이지 못하면 저출생 대응도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아동 인구 비중이 높은 세종에서 최근 아동복지와 권리 보장을 앞세운 정책 경쟁이 주목받는 것도, 복지가 시혜가 아니라 보편적 권리라는 인식이 지역정치의 과제로 옮겨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은 젊은 가구 유입이 많고 영유아·아동 비중도 높은 도시다. 그만큼 도시 경쟁력은 도로와 건물보다 돌봄과 보육, 건강, 교육, 생활 안전망에서 갈린다. 특히 아이의 삶은 부모의 조건에 따라 크게 흔들린다. 국적과 체류 자격, 출생 등록 여부, 가정 형편, 맞벌이 여부에 따라 같은 도시 안에서도 출발선이 달라지는 현실은 오래된 과제다. 지방정부가 아동정책을 단순한 복지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으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현장에서 반복해서 제기되는 문제도 비슷하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의료·상담 서비스, 초기 발달 지원 체계는 제도상 존재하지만 정작 가장 취약한 가정일수록 정보 접근과 행정 연결이 늦다. 출생 미등록 아동이나 이주배경 아동은 제도상 권리가 있어도 실제 서비스 문턱에서 밀리기 쉽고, 영유아를 둔 가정은 필요경비와 돌봄 비용, 건강관리 부담을 동시에 안는다. 결국 아동복지의 핵심은 새로운 이름의 지원사업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행정이 먼저 찾아가고, 아이 한 명도 제도 밖에 남지 않게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조상호 세종시장 예비후보, 세이브더칠드런과 정책 간담회 / 조상호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
조상호 세종시장 예비후보, 세이브더칠드런과 정책 간담회 / 조상호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

이런 흐름 속에서 조상호 세종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9일 아동권리 분야 제안을 전달받고, 세종형 기본사회 구상 안에서 아동복지 확대 방향을 재확인했다. 조 후보 측이 공개한 내용에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 지역 단위 아동지원, 출생 미등록 아동 보호, 영유아 필요경비 부담 완화, 이주배경 아동의 보육 접근성 확대 같은 의제가 담겼다. 조 후보는 부모의 조건과 상관없이 세종 안의 모든 아이가 돌봄과 보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책의 무게는 제안서를 받는 장면보다 이후 설계에서 갈린다. 아동수당이나 필요경비 지원 같은 직접 지원은 체감도가 높지만, 그것만으로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어렵다. 출생 등록 지원, 방문형 건강관리, 언어·심리 지원, 보육기관 연계, 위기 가정 발굴, 외국인·미등록 가정 접근성 개선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세종이 아동친화도시를 말하려면 ‘누구에게 얼마를 주느냐’보다 ‘누구를 먼저 찾아낼 것이냐’에 답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종의 아동정책은 이제 출산 장려를 넘어 이미 태어난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시민이 바라는 것도 홍보성 선언이 아니라, 사각지대를 줄였다는 분명한 결과다. 조 후보가 내세운 방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모든 아이의 권리를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등록되지 않은 아이와 제도 밖 가정까지 포괄하는 실행 로드맵으로 이어져야 한다. 아이가 많은 도시를 넘어, 아이를 놓치지 않는 도시가 되는지가 세종 아동복지의 다음 시험대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