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명 중 207명 서울대생…대통령장학금, 전국 장학 아닌 ‘서울대 전용’?

2025-10-27 11:30

상위 5개 대학에 72.5% 집중…블라인드 선발에도 구조적 불균형
지역·비수도권 인재 소외…제도 전면 재설계 필요성 커져

397명 중 207명 서울대생…대통령장학금, 전국 장학 아닌 ‘서울대 전용’? 백승아 의원 / 의원실 제공
397명 중 207명 서울대생…대통령장학금, 전국 장학 아닌 ‘서울대 전용’? 백승아 의원 / 의원실 제공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과학기술 분야 최우수 인재를 발굴·육성하겠다던 대통령과학장학금이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 편중되고 있다. 공정한 선발을 위한 블라인드 전형이 도입됐지만, 실제 수혜 결과는 특정 대학 중심의 불균형을 보여주며 제도 자체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학기 대통령과학장학금 수혜자 397명 중 52.1%인 207명이 서울대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수혜자의 과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어 카이스트(7.1%), 포항공대(5.3%), 고려대(4.3%), 연세대(3.8%) 순으로, 상위 5개 대학 출신이 전체 수혜자의 72.5%를 차지했다.

장학금 총액에서도 서울대는 108억9천만 원을 받아 단일 대학으로서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상위 5개교를 포함하면 총 159억 원으로 전체 220억 원 중 70%를 넘었다. 이는 최근 3년간 꾸준히 반복된 양상으로, 서울대의 수혜 비율은 2023년부터 매 학기 50% 이상을 유지해왔다.

한국장학재단은 “선발은 외부 인력을 통한 블라인드 평가로 진행된다”고 밝혔지만, 장학생 선정 기준이 되는 연구 실적, 과학 활동, 학업 계획 등에서 특정 대학 학생들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외 주요 장학 제도는 특정 학교 편중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균형 및 고등교육 기회 형평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의 로즈 장학금은 학업성취도와 별개로 다양한 배경의 후보자를 고르게 선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대통령과학장학금은 '결과의 공정성'보다 '과정의 공정성'에만 의존하고 있어, 실질적 불균형이 방치되는 구조다.

백승아 의원은 “성적 우수자가 상위권 대학에 몰려 있다는 현실을 이유로 편중을 방치하는 건 정책적 무책임”이라며 “서울 중심의 장학금 수혜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거점 국립대와 중소규모 대학의 인재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학장학금이 진정으로 과학기술 인재의 다양성과 미래 가능성을 키우기 위한 제도라면, 지금이야말로 선발 기준과 제도 설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