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 의사가 '코로나19' 정부 방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020-02-21 21:50

“정부에서 정해준 '코로나19' 용어... 동의할 수 없다”
“코로나 19라고 지칭하는 언론사가 우리 말고 없다”

의사 겸 방송인 홍혜걸 씨가 정부의 일방적인 '코로나19' 용어 사용 지침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TV조선 '강적들'
TV조선 '강적들'

21일 홍 씨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우한 코로나'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다 (중략) 정부에서 정해준 '코로나19' 용어를 써야한다고 말한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

홍 씨는 그 근거로 "(질병 이름은) 세계보건기구나 정부가 정하는 게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용어는 학계에서 쓰면 될 일이다. 정부가 코로나 '십구'도 아니고 '일구'라고 친절하게 발음까지 정해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라고 지칭하는 언론사가 우리 말고 없다. BBC와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저명한 영어권 언론사를 다 살펴봤지만 'corona 19'란 용어를 쓰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19를 추가해 쓰거나 발음하는게 독자나 시청자 입장에서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냥 corona virus라고 쓰거나 간혹 Wuhan corona, corona in China 등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이름 들어가도 상식적인 사람들은 혐오하지 않는다. 스페인독감, 일본뇌염이라 해서 스페인과 일본을 혐오하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용어에 민감한, 특히 정치적 의도로 편가르기 하려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제발 그러지말자"고 당부했다.

홍혜걸 씨는 부인이자 의사인 여에스더 씨와 함께 의학 커뮤니티 '비온뒤'를 운영하며 대중들에게 의학 상식을 알리고 있다.

홍혜걸 씨 글 전문이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우한 코로나'란 용어가 적절치 있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다. 혐오 막기위해 지역이름 들어가면 안된다는 세계보건기구 지침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정해준 '코로나 19'란 용어를 써야한다 말한다.

그러나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질병이름은 개별 언론사 재량에 맡기는게 옳다. 세계보건기구나 정부가 정하는게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용어는 학계에서 쓰면 될 일이다. 정부가 코로나 십구도 아니고 일구라고 친절하게 발음까지 정해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둘째, 현실적으로 코로나 19라고 지칭하는 언론사가 우리 말고 없다. BBC와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저명한 영어권 언론사를 다 살펴봤지만 'corona 19'란 용어를 쓰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19를 추가해 쓰거나 발음하는게 독자나 시청자 입장에서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냥 corona virus라고 쓰거나 간혹 Wuhan corona, corona in China 등으로 표현한다.

세째, 과거 코로나나 미래 코로나의 구분이 필요하다. 알다시피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류가 많다. 사스도, 메르스도 코로나다. 만일 코로나 19처럼 발병연도 붙인다면 사스는 코로나 03, 메르스는 코로나 15라고 명명해야한다. 만일 내년에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 출현하면 코로나 21이라고 붙여야한다. 사람들이 뭐가뭔지 몰라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용어는 직관적으로 대중의 이해가 쉬워야한다. 지역이름 들어가도 상식적 사람들은 혐오하지 않는다. 스페인독감, 일본뇌염이라해서 스페인과 일본을 혐오하는 사람이 있는가?

용어에 민감한, 특히 정치적 의도로 편가르기 하려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제발 그러지말자.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74만명 감염된 2009년 신종플루보다 전염 속도와 규모가 빠르고 크다는 지적이 있다.

용어나 특정지역, 특정인을 마녀사냥할 때가 아니다

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