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남미 우루과이 식당에서 벌어진 부산 선원 집단 싸움에서 총을 쏴 선원을 살해해 현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80대가 24년 만에 한국에서도 재판받게 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80대 A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A 씨는 2000년 11월 27일 우루과이 한 식당에서 B 씨 등 다른 선원 일행과 다투던 중 집단 폭행을 당했다.
화가 난 A 씨는 차에 있던 권총을 가져와 B 씨를 쏘려고 했으나 이를 말리던 다른 선원에게 총이 발사됐다. 총을 맞은 선원은 과다출혈로 숨졌다.
A 씨는 당시 이 사건으로 우루과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선원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선사 측은 국내 해경에 A 씨를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해경은 A 씨가 주로 외국에 머물러 기소하지 못하다가 지난 9월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A 씨를 붙잡았다.
A 씨 측은 "위협을 느껴 겁을 주기 위해 권총을 꺼냈을 뿐 실수로 총이 격발됐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가 국내 법원에서 살인 혐의로 형량이 선고될 경우 외국에서 받은 형량이 차감되거나 고려된다.
다만 A 씨 측은 현지 판결문을 입수하려 했으나 24년 전 우루과이 법원의 전산화 미비로 구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A 씨 측에 판결문, 범죄경력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