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과 교제하던 10대 남학생을 흉기로 찌른 30대 엄마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9월 대구 수성구 한 길거리에서 자신의 딸과 교제하던 B(14) 군의 복부를 흉기로 찔러 해치려 한 30대 여성 A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당시 A 씨는 전봇대 뒤에 숨어 자기 딸과 함께 있던 B 군을 한참 지켜본 뒤 B 군에게 접근해 흉기로 공격했다. 말리는 딸의 팔을 뿌리친 A 씨는 다친 배를 움켜잡고 도망치는 B 군을 뒤쫓았다.
그사이 "젊은 친구가 흉기에 찔려 도망치는 것 같다"는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평소 자기 딸이 B 군과 교제하면서 수차례 자해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자 B 군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A 씨는 "B 군이 딸을 가스라이팅했다"고 주장했다.
가스라이팅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으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유발하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서 상대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부 이종길 부장판사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평소 공황장애와 불안장애 등을 보인다"며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범행으로 피해자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었던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범행에 이른 점, 피해자와 합의금, 치료비 등을 지급하고 완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고 A 씨의 사정을 헤아려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