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엔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었다…62만 유명 유튜버 '3000억 역대급 사기'

2024-11-13 15:03

과대광고로 투자 유도해 무가치 코인 판매…빼돌린 개인정보로 대출받기도

금고에 보관된 투자금. / 경기남부경찰청
금고에 보관된 투자금. / 경기남부경찰청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1만 5000여명으로부터 3000여억원을 챙긴 투자리딩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유사 투자 자문업체 관계자 등 215명을 검거해 총책인 40대 A 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죄단체의 조직 또는 가입, 활동 혐의도 적용했다.

A 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가상자산 28종을 판매 및 발행한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1만 5304명에게 3256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역대 코인 투자리딩 사기 사건 중에 가장 큰 규모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62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유사 투자 자문업체를 운영하던 A 씨는 2020년 추천한 주식 종목이 거래 중지돼 회원들로부터 집단 환불요청을 받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상자산 판매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별도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그 밑에 6개의 유사 투자 자문법인, 10개의 판매법인을 두고 총괄 및 중간관리·코인 발행·시세조종·DB공급·코인판매·자금세탁 등 역할을 분담한 15개의 조직을 만들었다.

이어 유튜브 강의와 광고 등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 900여만개에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건 뒤 '원금의 20배', '운명을 바꿀 기회', '아파트 팔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코인을 매수하라'는 문구로 투자를 유도했다.

이들이 판매한 코인 28종 중 6종은 자체적으로 발행한 뒤 브로커를 통해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켰다. 이후 자체 구매로 가격을 올려 이를 투자자들에게 팔아넘겼다. 나머지 22종은 자체 발행한 건 아니었지만 국내에서 정보가 거의 없고 거래량이 적어 사실상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 씨 등은 가짜 명함과 대포폰을 동원해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했고 "피해 보상을 해 주려면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속인 뒤 이를 건네받아 신용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수법에 속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1인당 최대 12억원까지 투자금을 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거주 중인 아파트를 판매해 투자금을 낸 사례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리딩 사기 범죄가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형태로 점점 변화하면서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비대면 투자 권유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