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 있는 어린이는 기억력 발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데이비스)의 정신‧두뇌센터의 시모나 게티 교수(심리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어린이 4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천식과 기억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천식이 있는 어린이들이 일상적인 기억력 발달 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천식이 없는 어린이들에 비해 에피소드 기억력 검사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천식에 일찍 걸릴수록 기억력 손상이 더 크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천식을 어린이 인지 장애의 잠재적 원인으로 볼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게티 교수는 “이 연구는 천식을 어린이 인지 장애의 잠재적 원인으로 보는 것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악화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는 요인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천식이 정확히 어떻게 기억력 결손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천식으로 인한 염증이 장기화되거나 천식 발작으로 인한 뇌 산소 공급의 반복적인 중단이 기억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일반적인 천식 약물이 기억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인 해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퍼 헤이즈 연구원(심리학)은 “어린 시절은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급격히 향상되는 시기”라며 “천식이 있는 어린이는 그 개선 속도가 더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한 천식 증세로 기억 상실이 반복되는 어린이는 나중에 성인이 되면 치매와 같은 더 심각한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식은 기도의 염증으로 인한 수축 때문에 호흡이 어려워지는 만성 질환이다. 천식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는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약물 복용과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천식 환자는 약 2억 6000만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천식 환자는 2022년까지 86만명 정도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크게 늘어 현재 142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