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불만...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공개를 앞두고 매우 민감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24-11-13 11:07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 거뒀지만 정작 연출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공개를 앞두고 일고 있는 민감한 논란을 영국 BBC가 최근 전했다. BBC가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 현장을 방문해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나눈 대화를 11일(현지시각)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첫 시즌 촬영 당시 치아를 6개나 잃었다는 스트레스 에피소드에 대해 “사실 여덟 개에서 아홉 개였다”고 웃으며 정정했다. 이를 이렇게 많이 뺐을 정도로 황동혁 감독은 시즌 2를 연출하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었다.

사실 황동혁 감독은 두 번째 시즌 제작을 강하게 거부했다. 그에게 결심을 바꾸게 한 이유를 묻자 황동혁 감독은 솔직하게 “돈”이라고 답했다. 그는 첫 시즌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음에도 정작 자신에게 돌아온 수익은 적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통해 성공의 대가를 보상받을 기회를 잡은 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오징어 게임’ 첫 시즌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고, 빈부격차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황 감독은 첫 시즌에서 주요 인물들을 거의 모두 죽게 하는 결말을 선택했기에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새로운 배우들,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게임들을 다시 창조해야 했다. 특히나 이번에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져 그의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황동혁 감독은 이번 시즌에 대한 스트레스가 첫 시즌 때보다 훨씬 더 크다고 밝혔다. 그는 3년 전 시즌 1 방영 이후 지금의 세상을 더욱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전쟁과 기후변화, 더욱 벌어지는 부의 격차는 단순히 빈부 간의 갈등에서 벗어나 세대, 성별,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다양한 층위에서 갈등을 낳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새로운 갈등의 선이 그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 대 그들,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대립의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지난 우승자였던 기훈이 또다시 게임에 참가해 다른 참가자들을 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주요 줄거리로 전개된다. 기훈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는 이번 시즌에서 그의 캐릭터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절박하고 결연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시즌에서 참가자들이 머무는 기숙사의 바닥은 두 구역으로 나뉘며, 참가자들은 게임을 지속할지 아니면 중단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게임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한쪽은 빨간 네온 X 표식이, 다른 한쪽은 파란 원이 그려진 구역에 서게 된다. 이는 참가자들 간의 갈등과 파벌 형성을 초래하며, 현대 사회의 분열을 반영한 설정으로 황 감독은 이를 통해 사람들을 양쪽 중 하나의 선택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갈등을 부추긴다고 경고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또한 ‘오징어 게임’ 시즌 2에서는 첫 시즌에서 남겨진 여러 궁금증들을 해결하려는 시도도 포함될 예정이다. 시즌 1에서 많은 시청자가 궁금해했던 게임의 존재 이유와 이를 주도하는 프론트맨의 정체에 대한 내용이 다뤄진다. 프론트맨을 연기하는 이병헌은 “프론트맨의 과거와 감정이 더 드러나면서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킬 의도는 아니라고 이병헌은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의 경우 첫 시즌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얻은 수익은 적었다. 넷플릭스는 그에게 작품의 성공과 상관없이 일정 금액의 선불금만 제공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 엄청난 수익을 안겼음에도 돌아온 수익은 한정적이었다.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사례는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계약을 맺을 때 제작자들이 저작권과 수익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전통적인 수익 배분 모델이 스트리밍 플랫폼에선 적용되지 않으면서 많은 제작자가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영화, 드라마 제작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올여름에는 배우, 작가, 감독, 프로듀서들이 함께 모여 플랫폼의 불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에 맞서기 위한 연합체를 결성하기도 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부회장 오기환은 “한국에서 감독이라는 직업이 더 이상 생계를 위한 직업이 아닌 명함 수준에 불과하다”며 많은 동료가 생계를 위해 부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넷플릭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집필한 작가 박해영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며 인정을 받은 것은 분명한 기쁨이었으나, 현재의 스트리밍 수익 모델로 인해 다음 작품에 열정을 쏟을 동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4, 5년을 투자해 드라마를 만들고, 성공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한 보장이 없는 지금 굳이 힘들게 작업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제작자들은 정부가 법을 개정해 제작사들이 수익을 공유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보상 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문제 해결은 업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넷플릭스 측은 “경쟁력 있는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많은 제작자들은 더 공정한 수익 배분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한국 콘텐츠 산업이 더 공정한 보상 구조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의 이러한 고백은 공정한 보상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공개되면 또다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촬영이 끝난 후 황동혁 감독은 여전히 치아 통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아직 치과에 가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몇 개를 더 뽑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다음달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티저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티저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티저 예고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