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남미로 떠난다. 페루와 브라질에서 각각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4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다자 정상회의 외교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책임 외교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화와 에너지 전환, 기아와 빈곤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기여할지 설명하고, 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도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APEC 회원국 등을 상대로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 환경 조성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취약계층 지원,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 방안 등을 밝힐 계획이다.
APEC이 끝나면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언론 발표도 가질 예정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여기서 핵심 광물과 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MOU가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협력을 이어주는 가교로써 우리의 역할과 기여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인도적 지원 및 식량 원조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협력을 제안하고, 기후 취약국 지원을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한미일,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 별도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며, 이번 순방 계기에 열기 위해 적극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일 회담의 경우에는 일본 정부의 제안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회담이 성사되도록 적극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고, 한중 정상회담 역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5박 8일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이번 남미 순방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중요한 외교적 행보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화와 에너지 전환, 기아와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한일, 한미일,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와 경제 협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