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마러라고(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당선인 휴양지)에 새로운 경호 수단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배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최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비밀경호국이 관리하는 이 로봇개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이후 잇따른 위협에 대비해 추가된 첨단 경호 장비다.
지난 주말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주변을 순찰하는 로봇개의 모습이 뉴욕포스트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로봇개 몸체에 비밀경호국을 의미하는 ‘USSS’ 표시와 함께 ‘DO NOT PET’이라는 경고문이 부착돼 있다. 비밀경호국 측은 “구체적인 성능은 밝힐 수 없지만 로봇개는 고도화된 감시 기술과 다양한 첨단 센서를 장착해 트럼프 당선인의 경호 작전에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스팟은 이미 미국 전역의 경찰서와 소방서에서 폭발물 처리, 수색 및 구조 작업 등에 쓰이며 성능을 입증받았다. 뉴욕경찰(NYPD)도 스팟을 ‘디지독(Digidog)’으로 명명해 위험 지역에 투입하고 있다. 최근 맨해튼 주차장 붕괴 현장에서도 생존자 수색에 투입돼 주목받았다. 현재 스팟은 군사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물류 및 정보 지원 용도로 사용 중이다.
이와 같은 기술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현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 현대차가 30%, 현대모비스가 20%, 현대글로비스가 10%, 소프트뱅크가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당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는 약 1조 2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현대차는 2025년 나스닥 상장을 약속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로봇개의 트럼프 당선인 경호 임무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외에도 사람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인간형 로봇 ‘뉴 아틀라스’를 개발해 생산 라인에서 부품을 운반하는 시연을 통해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로봇은 첨단 보행과 인지,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움직이며, 그야말로 미래형 제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으며,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여전히 연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상장 시점을 연기하거나,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방향으로 계약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