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한 그릇 1000원'으로 여겨지던 공깃밥 가격을 눈속임으로 스리슬쩍 2000원으로 올린 얌체 식당에서 주인과 손님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쌀값 폭락과 반대로 공기밥 가격이 올라가는 이상 현상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에서 공깃밥 요금 바가지 썼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시장 근처 테이블 5개 밖에 없는 세꼬시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싼 곳은 아니다"며 불쾌한 사연을 꺼냈다.
그는 "1만 2000원짜리 활어 회덥밥을 시키고 밥이 좀 모자라 공깃밥을 하나 더 주문했다"며 "메뉴판에 (공깃밥이) 당연히 1000원이니까 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계산하고 밖으로 나와 영수증을 보니 공깃밥이 2000원으로 결제돼 있었다.
A 씨는 가게에 다시 들어가 사장에게 "이거 잘못 계산되었나 봐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사장은 "몇개월 전부터 가격이 인상됐다"며 계산 착오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A 씨가 "메뉴판에 1000원인 것 보고 시켰다"고 떨떠름해하자, 사장은 메뉴판을 보더니 "아 그러네. 아직 이게 안 바뀌었네"라고 메뉴판 오기를 인정했다.
이에 A 씨가 "저는 1000원 보고 시킨 거니 1000원 환불 부탁한다"고 요구하자, 사장은 "네? 그렇게는"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이 대목에서 정색한 A 씨가 "누가 2000원 주고 공깃밥을 여기서 사 먹느냐? 2000원이었으면 애초에 시키질 않았다"고 어필했는데도 사장은 머뭇머뭇하며 거절 의사를 풍겼다.
발끈한 A 씨는 다른 손님들에게 들리게 약간 큰 소리로 "공깃밥이 메뉴판에 1000원인데 2000원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고 그제야 사장은 마지못해 환불해 줬다고 한다.
A 씨는 "요즘 서울에서 외식하면서 공깃밥 1000원 넘는 곳 처음 본다"며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장사 이게 맞냐"고 투덜댔다.
A 씨는 잘 모르는 사실. 작년부터 서울 시내를 중심으로 공깃밥 가격 인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500원으로 오른 곳부터 가격을 두 배 올려 2000원을 받는 곳도 많다.
소비자들은 쌀값은 폭락하는데, 공깃밥은 오르는 상황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80kg 쌀 가격은 18만 2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나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