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1883년 개항을 시작으로 서양문물을 처음 받아들인 도시로, 다양한 역사적·문화적 자원을 자랑한다. 특히 자유공원은 가을철 여행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장소로 꼽힌다. 가을을 맞아 친구·가족들끼리 갈 수 있는 자유공원의 명소를 살펴본다.
자유공원은 원래 '각국공원'이라 불렸으며, 1888년 러시아 측량기사 사바틴의 설계로 서양식 공원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여러 나라를 뜻하는 '만국공원'으로 불리며, 당시 외국인들의 공동 휴식처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본은 각국조계를 폐지하고, 1914년에는 일본조계마저 철폐하면서 공원의 이름도 '서공원'으로 바꿨다. 해방 후에는 '만국공원'이라는 이름을 되찾았고, 1957년 맥아더 장군 동상 제막과 함께 '자유공원'으로 새롭게 명명되었다.
자유공원은 송월동 언덕에 위치해 있어 멋진 경관을 자랑하며, 한미수교100주년 기념탑, 맥아더 장군 동상, 석정루 등 다양한 명소들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인천 앞바다와 가을 단풍은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자유공원 내에는 약 2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숲길도 있어, 가을의 낙엽을 밟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유공원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제물포 구락부가 있다. 개항기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의 사교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이 1901년 지은 벽돌조 건물이다.
1914년 이후 일본재향군인회가 사용하면서 ‘정방각’으로 불렸다가 미군 장교클럽, 시립박물관, 문화원 등을 거쳐 2007년 옛 모습으로 재현됐다. 이 건물은 tvN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최근 인천시는 지난 9월 2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제물포구락부에서 서예가 ‘검여 유희강’ 선생 작품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전시회는 '붓으로 세상을 베다-검여 유희강의 삶과 예술세계'를 주제로, 선생의 철학과 예술을 엿볼 수 있는 33점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 전시는 온라인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집에서도 작품을 접할 수 있다.
근처에 위치한 '이음1977'은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로 1977년에 완공된 개인 주택으로, 최근에는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되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 건물을 근대건축 자산으로 재생하고,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공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음1977'은 특이하게 스킵 플로어 구조로 설계돼 있으며, 창문을 통해 인천항을 바라볼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을 자랑한다.
현재 '이음 1977'은 시설 보수를 위해 임시 폐관 중인 상태다. 당초 지난달 말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인천시와의 협의 문제로 늦춰지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용역업체가 정해지지 않으면 닫아둘 생각이며, 올해 안에 개관하기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인천시민애(愛)집'은 1900년대 일본인 사업가의 별장으로, 일본식과 서양식 건축 요소를 결합한 저택과 일본식 정원을 갖추고 있다. 인천시는 이 건물을 매입해 1966년부터 2001년까지 시장 관사로 활용했다.
이후 역사자료관으로 사용되다가 2021년 인천시민애집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이 공간은 시민을 위한 복합 역사문화 공간으로, 다양한 전시와 문화활동이 진행되며 ‘1883모던하우스’(관사동), ‘제물포정원’(정원과 앞마당), ‘역사전망대’(경비동) 등으로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홍예문은 인천의 대표적인 역사적 건축물로, 1908년에 준공됐다. 일본 공병대가 건설한 이 문은 당시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현재도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홍예문 주변은 가을철에 담쟁이넝쿨로 물든 벽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경험할 수 있는 자유공원 일대는 가을에 방문하기 좋은 명소로, 이번 가을 여행지로 적극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