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를 떠난 뒤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황정민 아나운서가 남편과의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31년간의 KBS 아나운서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8월 프리랜서 선언을 했으며, 이후 꾸준히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솔직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황정민은 9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해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황정민은 프리랜서 선언 후 남편의 첫 반응을 묻는 MC 최은경의 말에 “방송을 아예 보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아내가 방송에서 자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반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황정민은 말과는 달리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남편의 일상 속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황정민은 "남편이 기사를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자신의 얼굴이 기사에 등장하자 태도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이 곰국을 한솥 끓여놓고는 저녁을 알아서 챙겨 먹겠다고 했다”면서 남편이 점차 집안일을 스스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고 덧붙이며 부부 사이의 소소한 변화가 생긴 것을 전했다.
황정민은 남편과의 데이트 약속에 대한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남편이 9월에 혼자 여행을 다녀왔는데, 10월에는 같이 놀러 가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월이 되자 남편은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오후 2시까지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고 했고, 메이저리그 경기를 봐야 한다며 결국 연휴 내내 집에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남편이 새벽 5시부터 야구 경기를 보느라 데이트는커녕 집에서조차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정민은 이러한 상황에 서운함을 드러내면서도 남편에게 재치 있게 “자기야, 나 사랑해?”라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에 남편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사랑해”라고 대답했지만, 황정민은 남편의 빠른 대답이 기계적이라고 느껴 더 의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황정민은 남편에게 “왜 나를 사랑해?”라고 물었을 때 남편은 “밥을 잘 챙겨줘서”라고 답했다고 폭로했다.
이 대답에 황정민은 서운함을 느꼈고, MC 최은경 역시 이에 공감하며 “밥을 잘 챙겨줘서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아이들이 떠나고 나면 남편과 함께 근사한 데이트도 하고 싶고, 남편이 조금 더 든든한 존재가 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정민은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VJ특공대’, ‘도전! 지구탐험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특히 1998년부터 KBS 쿨FM ‘황정민의 FM 대행진’ DJ로 활동하며 청취자들과 매일 아침을 함께 했고, 이 프로그램에서 19년간 자리를 지켰다. 2017년 DJ 자리에서 하차한 후에도 그는 꾸준히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05년에 3살 연상의 정신과 의사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