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자료를 인용한 9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월 몸캠피싱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한 1726명 중 10대는 297명(17%), 20대는 767명(44%)이었다. 10대와 20대가 전체 피해자의 61%를 차지했다.
성적 호기심이 높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10·20세대의 특성상 이들이 범죄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피해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몸캠피싱은 미모의 여성을 사칭해 남성을 대상으로 영상통화와 악성 앱 설치 등을 유도한 후, 이를 통해 촬영한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범죄자들은 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라인 등 글로벌 SNS나 데이트 앱에서 피해자에게 접근해 노출이 많은 여성 사진을 내세워 채팅을 하며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범행을 시작한다. 여성인 척 대화를 이어가고 사진과 영상을 교환하지만, 피해자에게 전송되는 영상은 모두 미리 준비된 것들이다.
범행 수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범인들은 영상통화나 영상채팅을 하자며 특정 앱이나 apk 파일 설치를 유도하는데, 이 앱들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침입해 연락처나 개인정보를 빼내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경찰은 출처가 불분명한 앱이나 파일은 절대 설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특정 앱 설치를 도와주겠다며 피해자의 아이클라우드 계정과 비밀번호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로 검거된 몸캠피싱 조직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삼고 활동하는 조직들이 이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위치 추적과 검거가 어렵고 매년 발생 건수에 비해 검거율은 약 20%에 머무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점 또한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경찰이 추가 피해자를 찾아 연락해도, 대다수가 몸캠피싱 피해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 진술을 꺼리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디지털 장의사로 불리는 민간업체에 도움을 구한다. 민간업체 중 일부는 영상 유포 방지를 명목으로 추가 금품을 요구하거나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2차 범죄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1 인터뷰에서 "웹상에 게시된 영상이라면 삭제가 가능하겠지만, 이미 연락처가 유출됐다면 개별적으로 영상을 유포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추가 정보 유출의 위험만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