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보인 일부 발언과 행동이 화제다.
7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나눴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회견 진행을 맡았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중 정 대변인이 "다음 질문을 받겠다"라며 또 다른 기자의 질문을 유도하는 진행 멘트를 했을 때 윤 대통령이 갑자기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제 (질문 받기) 하나 정도만 하자, 목이 아프다 이제"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아..."라며 당황한 듯한 모습과 옅은 웃음 소리를 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래 더 할까"라고 말했다.
이후 몇 차례과 질문과 답변이 더 오고 가고 정 대변인이 질문 받기를 종료하려는 듯한 발언을 하자, 윤 대통령은 "좀 더 해"라고 말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기자 회견 도중 대통령이 '이제 그만 하자. 목 아프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도 놀랍지만, 특히 반말로 발언을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고 나서 "언론이 많이 도와주십시요"라고 말한 직후 한번 웃더니 "그래요"라면서 탁자 위에 놓인 종이 자료를 다소 세게 넘겼다. 종이 넘기는 소리가 크게 다 들릴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다른 질문에 답변을 하던 중 "계통 없이 일을 한다던지, 제가 직접 지휘하는 요 조직이 계통 없이 일을 한다던지, 자기 일은 등한히 하고 엉뚱하게 남의 일에 대해서 지가 막 간섭을 하고..."라는 표현도 했다. 공개 기자회견 중 '지'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국민들은 기자회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관련 영상에 "이게 딥페이크가 아니라고?"라며 충격 받은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까지 더위가 계속되더니 이제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해졌습니다. 겨울 준비에 국민 여러분 어려움이 없으신지 걱정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늘 걱정이 많은 자리입니다. 더울 때는 더위가 걱정이고, 추울 때는 추위가 걱정입니다. 경기가 나쁘면 장사하시는 분들이 장사가 안될까 걱정이고, 경기가 조금 나아지면 물가가 올라 많은 분들 지갑이 더 가벼워질까 걱정입니다. 국민들께서 365일 24시간 노심초사하며 열심히 일하고 계시지만, 저 역시 365일 24시간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 대통령의 어깨에 놓인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국가와 국민의 민생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 덕에 힘든 줄 모르고 행복한 마음으로 임기 반환점까지 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 반 동안 국민이 맡기신 일을 잘해내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국민들 보시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겠지만, 제 진심은 늘 국민 옆에 있었습니다. 제 노력과 별개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일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변명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국정 브리핑을 진행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챙기고 또 살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니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나라 상황이 매우 힘든 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취임하고 보니 모든 여건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팬데믹의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원유, 식량,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 지속됐고, 당시의 거시 지표를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보다 더 혹독한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거시 지표도 훨씬 어려웠지만 2008년에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9.7%, 10% 가까이 됐기에 대중 수출 측면에선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정부를 인수했을 때 중국 경제 성장률도 하락해 당시 상황은 훨씬 심각했습니다.
국민의 어려운 삶을 보며 정말 마음이 아팠고, 이를 어떻게든 빨리 타개하려고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 국무위원 중에는 경제에 정통한 분이 있는데, 자칫하다간 나라 망한다며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얘기를 국무회의에서도 많이 했습니다.
정부가 이 총체적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절박한 심정으로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습니다. 하나하나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며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국민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7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경제 성장률도 잠재 성장률 2%를 상회할 전망입니다. 내년 3월 체코 원전 건설 사업 계약이 마무리되면 원전 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 전반에 더 큰 활력이 불어넣어질 것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 2년 반 동안 열심히 뛰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임기 후반에 접어듭니다. 저는 27년 5월 9일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입니다. 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둘 것입니다.
그동안은 잘못된 경제와 국정 기조를 정상화시키는 데 주력했으며, 거시 지표 중심으로 위기 관리를 중점에 뒀다면, 이제는 민생 변화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물가와 주택 시장을 더욱 안정시켜 생계비 부담을 줄이고, 그린벨트 해제와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곳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과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맞춤형으로 더 확대하겠습니다.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장학금도 확대하고 일자리도 늘리겠습니다.
우리 정부의 복지는 포퓰리즘 복지가 아닌 약자 복지입니다. 약자 복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복지의 수혜 대상을 늘려나가겠습니다. 서민들과 취약 계층, 사회적 약자의 삶을 파괴하는 범죄에는 무관용으로 강력히 대응해 국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겠습니다.
새로 들어설 워싱턴 신 행정부와 완벽한 한미 안보 태세를 구축해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굳건히 지킬 것입니다. 한미동맹의 안보, 경제, 첨단 기술 협력을 더욱 고도화해 청년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세계 운동장을 넓히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AI, 첨단 바이오, 퀀텀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하며, 정책 지원도 강화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도 계속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연금, 의료, 노동, 교육 개혁과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저출생 개혁은 민생과 직결되며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입니다. 과잉 경쟁이 해소돼야 합니다. 불필요한 과잉 경쟁은 경제와 사회에 독이 됩니다.
과잉 경쟁 해소와 살기 좋은 지방 시대를 열어 인구 위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겠습니다. 의료 개혁은 국민들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연금 개혁은 단일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국회의 논의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정부 단일 개혁안을 보냈습니다. 조속한 논의가 이루어져 개혁안이 사회적 대합의를 거쳐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합니다. 노동 개혁은 법치 확립의 토대 위에서 유연하고 활력 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겠습니다.
교육 개혁은 본 궤도에 올랐으며, 늘봄 학교를 계획대로 확대하고 융합형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틀을 세우겠습니다. 이 모두는 경제 성장을 위한 구조적 개혁입니다.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며 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와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칠 부분은 고치겠습니다.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쇄신에 쇄신을 기하겠습니다. 당정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유능한 정부와 정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대내외의 거센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잘해나가면 이 위기가 얼마든지 발전의 기회로 바뀔 수 있습니다. 소모적 갈등으로 시간 낭비할 수 없습니다. 민생과 미래를 위해 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지적할 부분은 지적하더라도, 민생과 미래를 위한 일에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진영과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자녀들에게 좋은 미래를 선사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 과제입니다. 국민 모두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제 마음가짐부터 다시 돌아보며 더 소통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국민께서 민생의 변화를 체감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