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집값이 조정 장세이지만, 지방 명문 학군지에서는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선 자녀 교육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힌 데 이어 의대 정원 확대까지 겹치면서 명문 학군을 보유한 지역 아파트의 몸값은 물론 수요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대구의 대표 학군지인 수성구 범어동의 '힐스테이트범어' 전용면적 75㎡는 지난달 12억 2000만원(14층)에 팔렸다.
직전 신고가인 11억 7000만원(올해 2월·9층) 대비 5000만원이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달에는 동일 평형이 12억 6000만원(10층)에 새주인이 나타나 신고가를 다시 썼다.
대전의 명문 학군지 서구 둔산동의 '크로바'도 최근 두 차례 연속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용 165㎡가 지난 9월 22억 500만원(12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엔 22억 2000만원(11층)으로 신고가를 다시 찍었다.
해당 평형이 작년 7월 19억 5000만원(15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3억원가량 뛴 셈이다.
광주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한국아델리움2단지' 전용 130㎡ 역시 지난달 16억 9000만원(2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2021년 1월의 직전 최고가(15억 2000만원·10층)보다 1억 7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대표적인 지방 명문 학군지는 상술한 대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전 서구 둔산동, 광주 남구 봉선동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양질의 학원가가 포진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례로 대전 둔산동의 경우 대전지하철 1호선 시청역을 중심으로 대형 입시학원, 예체능학원, 특목고학원 등 각종 학원이 몰려 있고, 서울 대치동의 유명한 학원의 분원도 있을 만큼 풍부한 교육 인프라를 장착하고 있다.
또한 해당 지방 주요 학군지들은 기본적으로 수요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가격 상승 여력이 높다. 불황에도 집값이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똘똘한 한 채'로 인정받으며 학부모들이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학군뿐만 아니라 업무나 편의시설 등도 잘 갖춰진 덕에 지역 내 부촌으로 인식되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의대 정원 확대가 지방 학군지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19년 만에 2000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지방의대 정원 증원과 지역인재전형 비율 확대의 영향으로 지방 학군지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