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남성들이 기혼자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4일(현지시각) 마카오 폴리테크닉대, 중국 칭화대, 홍콩대, 말레이시아 인티대, 미국 하버드 T.H. 찬 공중보건 대학원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을 통해 미혼자와 기혼자의 우울증 위험도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영국, 멕시코, 아일랜드 등 7개국에서 10만 65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 결과는 최단 4년에서 최장 18년까지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혼자는 기혼자보다 우울증 위험이 79% 더 높았다.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사람은 99%로 더 높았고, 사별한 사람은 64% 더 높았다.
특히 미혼 남성은 미혼 여성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더 컸다. 학력이 높은 사람도 낮은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이 더 높았다.
여기에 더해 서구 국가의 미혼자가 동양 국가의 미혼자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결혼한 사람들이 우울증 비율이 낮은 이유로 부부간의 사회적 지원, 경제적 안정, 상호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꼽았다.
연구진은 "모든 국가에서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 우울증 증상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우울증 발생 위험은 특히 서구 국가들의 고등교육을 받은 독신 남성 사이에서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은 문화적 맥락, 성별, 학력 등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는 임상 진단이 아닌 자가 보고 설문지를 통해 수집됐고, 이성애자 커플만을 대상으로 조사됐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