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분 44초'가 1020세대 중심의 폭발적 관심을 모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4000원의 저렴한 티켓 가격, 4분 44초라는 편당 구성, 그리고 총 44분으로 짜인 독특한 스낵무비 형식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짧은 영상에 익숙한 1020세대가 극장가에서도 숏폼 콘텐츠에 열광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분 44초'는 아파트라는 현실적 배경을 무대로 층간 소음, 중고 거래 등 현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와 같은 일상적인 소재는 관객들에게 공감과 공포를 동시에 전달해 관객 몰입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첫 주말인 1일~3일까지 2만6265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전체 박스오피스에서 6위에 올랐다.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상영 중인 이 영화는 3일 동안 1020세대 관객이 전체 예매의 60% 이상을 차지해 이목을 끌었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공포를 체험할 수 있다"거나, "독창적이고 집중하게 만드는 구성"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매일 오후 4시 44분마다 발생하는 실종 사건을 소재로, "4000원으로 즐기는 44분의 공포"라는 독특한 설정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낵무비 형식의 극장 상영은 '4분 44초'가 처음이 아니다. 6월에 개봉한 '밤낚시'도 13분짜리 단편 영화로 스낵무비 형식의 첫 시도를 보여줬다. 배우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4주 동안 상영되며 약 4만 6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러나 '4분 44초'는 더 높은 티켓 가격과 상대적으로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하며 스낵무비의 가능성을 더욱 확실히 보여줬다.
반면 모든 스낵무비가 같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CGV가 개봉한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은 개봉 첫 주말에 3000명 남짓을 모으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배우와 소재의 대중성 부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배우 인지도가 높을수록 스낵무비의 흥행에 유리한 반면,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 소수 팬층에 의존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또한 '4분 44초'에는 러블리즈 유지애, 샤이니 온유(이진기), 인피니트 이성열, 여자친구 소원, 아이오아이 임나영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등장해 Z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영화 평론가 양경미는 “스낵무비가 지속적으로 흥행하려면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스낵무비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이지만, 입소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배우의 인지도와 함께 영화 자체의 뚜렷한 매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4분 44초'의 흥행은 극장가의 비수기 타개책으로 스낵무비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롯데시네마 측은 '4분 44초'가 다른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을 추가로 유도하며, 복수 관람률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베놈: 라스트 댄스’의 복수 관람률은 '4분 44초' 상영 첫 주말 기준 전주 대비 150% 증가했다. 이처럼 단편적인 스낵무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4분 44초'는 관객과 영화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박스오피스 순위 44주차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03일)>
1위. 베놈: 라스트 댄스 - 관객수: 30만5981명
2위. 아마존 활명수 - 관객수: 21만2455명
3위. 보통의 가족 - 관객수: 4만9457명
4위. 대도시의 사랑법 - 관객수: 4만379명
5위. 날씨의 아이 - 관객수: 3만7348명
6위. 4분 44초 - 관객수: 2만6265명
7위. 와일드 로봇 - 관객수: 2만6253명
8위. 롱레그스 - 관객수: 1만6104명
9위. 노트북 - 관객수: 1만373명
10위. 호두까기 인형과 마술피리 - 관객수: 847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