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가 아시아 무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울산 HD는 지난 5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 0대3으로 패했다. 이로써 울산은 이번 시즌 ACLE에서 4연패에 빠졌고, 득점도 승점도 기록하지 못해 동아시아 그룹 최하위에 머물렀다.
울산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이번 ACLE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그룹으로 나뉘어 리그 스테이지를 치르고, 각 그룹 상위 8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그러나 4경기 모두 패배를 기록한 울산은 순위에서 큰 격차를 보이며, 남은 경기에서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 후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는 "승점을 따내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며 "선수들도 고된 여정이었을 것. 무엇보다 울산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도 언급했다. 울산은 지난 1일 강원 FC와의 K리그1 경기에서 승리한 뒤 나흘 만에 말레이시아 원정을 떠나며 장시간 비행과 이동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김 감독은 "비행시간만 6시간이었고, 이후에도 1시간 반을 버스로 이동했다"며 "모두가 같은 조건이기에 변명할 수는 없지만,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4경기 연속 무득점에 대해 김 감독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기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더 확실한 찬스를 만들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는 우리가 졌다. 변명할 게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K리그1과 달리 ACLE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에 대해 김 감독은 "나도 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CLE와 리그를 병행하면서 부상자 발생 등 변수가 많아졌고, 이러한 변수들을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는 더욱 집중하겠다. 이제 K리그1 우승이 확정됐으니, ACLE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16강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같은 날 광주 FC는 일본 비셀 고베와의 원정 경기에서 0대2로 패하며 4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광주는 이번 패배로 동아시아 그룹 1위 자리를 고베에 내주고, 2위로 내려왔다.
이정효 광주 FC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전술 준비 부족으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더 좋은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패인을 자책했다.
이 감독은 고베의 피지컬적인 강점에 맞서기 위해 제로톱 전술을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베가 J리그 1위인 이유를 분명히 느꼈다. 솔직히 10번 경기하면 10번 다 질 것 같다"며 상대 팀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경기에서 패했지만, 얻는 것이 있었을 것.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점을 배웠을 거라 생각한다"며 돌아오는 K리그1 경기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