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고기가 2000년 이후 24년 만에 국내에 수입됐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가 판매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4일 주한프랑스대사관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프랑스산 소고기 수입 재개를 알렸다. 프랑스 축산협회와 소고기 수출 업체도 이날 국내 백화점, 마트 등과의 비즈니스 상담도 진행한다.
이날 행사를 위해 프랑스산 소고기 70㎏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으로 수입됐다.
프랑스 경제통상대표부 소속 클로딘 지라도 부참사관은 프랑스산 소고기는 가축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나 항생제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내 도축장 6곳이 한국의 허가를 받아 수출용 소고기를 생산 중이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점검을 두 차례 받았고 모두 수출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우병과 럼피스킨이 위험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다.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고기만 수출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광우병 위험을 무시할만한 나라'로 분류됐다고 강조했다.
소고기 수출 업체 '비가드'의 막상스 비가드 최고경영자는 "프랑스는 소를 목초지에 방목해 사육한 덕분에 소고기 육질이 부드럽고 육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산 소고기는) 가격 경쟁력이 미국·호주산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프랑스산을 원하는 한국 수입 업자를 찾아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소고기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최대 소고기 생산국이다. 약 12만 9000곳의 축산 농가가 육우 1000만마리, 젖소 700만마리 등 1700만마리를 사육한다. 소를 목초지에서 방목해 키우며 사료의 85%를 농가가 직접 생산한다. 프랑스산 소는 품종이 22가지에 이르며 이 중 가장 많이 사육하는 샤롤레즈가 우선 한국으로 수입된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는 당장 프랑스산 소고기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대형마트는 이전에도 프랑스산 소고기를 판매한 적이 없다.
이마트는 프랑스산 소고기를 냉장육으로 들여오려면 항공으로 수송해야 해서 단가가 맞지 않고 냉동으로 들여와도 호주산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아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프랑스산 소고기의 가격과 물량 등을 검토해 취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마트 또한 이번 수입 재개에 따른 유통 계획을 정하지 않았으며 현지 조사 등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획을 수립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산 소고기는 광우병(소해면상뇌증) 발생으로 2000년부터 수입이 중단됐다.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에서 소고기를 다시 수입하려면 국회에서 수입 위생 조건 심의를 받아야 한다. 프랑스·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 위생조건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6월 도축장 승인 등 남은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재 국내 소고기 시장에서 수입산 점유율은 60% 수준이다. 미국산 소고기와 호주산 소고기가 수입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