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 수명이 2년 줄어든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대규모 종합 연구에 따르면, 하루 25g 이하의 소량 음주조차 건강에 아무런 이점이 없으며, 특히 하루 45g 이상을 마시는 남성이나 25g 이상을 마시는 여성의 경우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매일 맥주 4캔 또는 소주 1병 이상을 마시는 사람들은 금주자에 비해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이 35%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나이, 성별, 경제적 상태, 운동, 흡연, 식습관 등의 요인을 모두 조정하여 편향을 없앴다.
이 연구 결과는 45세 남성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기대수명이 약 2년 반 줄어드는 수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주일에 맥주 두 캔이나 소주 석 잔만 마셔도 평균 일주일치 수명이 줄어든다는 결과다.
불과 5년, 10년 전까지만 해도 1잔이 오히려 사망률이 가장 낮고, 0잔에서 오히려 사망률이 오른다는 결과들이 많았다. 특히 심혈관 부분에서 이러한 결과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등 거의 모든 지침에서 이제는 1잔도 해롭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유럽연합은 기존의 권장 음주량 기준이었던 남성 2잔, 여성 1잔을 폐기하고 단 한 잔의 음주도 위험하다는 내용으로 전면 수정했다. 그 밖의 여러 국가에서도 음주 관련 지침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덜 해로울까?
최근 "혼자 한잔하면 뇌가 늙는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쏟아지고 있다.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혼술' 문화가 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18세 때 혼자 술을 마신 경험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코올 사용 장애 위험이 35% 높았다. 20대 초반의 경우 그 위험도가 60%까지 치솟았다.
김 원장은 "예전엔 술자리가 회사 회식처럼 스트레스받는 자리였다면, 요즘엔 분위기 있는 바를 찾아가거나 직접 하이볼을 타서 마시는 즐거운 자리로 바뀌면서 그걸 즐기다가 술 문제로 번지는 젊은 여성들의 사례가 늘어났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유행하는 저도주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덜 취하고 맛있다는 이유로 더 자주, 더 많이 마시게 돼 뇌의 중독 회로가 자주 자극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알코올성 치매는 30대에도 발병할 수 있으며,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구경회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겸직교수는 "하루 소주 1병 이상 마시는 20대~50대에게 흔히 발생한다"면서 "술을 끊거나 과음을 삼가는 것 외엔 예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