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시인 이일향 씨가 2일 별세했다. 사조그룹은 3일, 이 소식을 전했다. 향년 94세.
이일향 시인은 사조그룹의 명예회장이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모친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사조산업 창업주인 주인용과 결혼해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남편이 별세한 후, 장남 주진우가 경영을 이어받았다.
이일향 시인은 대한민국 시조계의 거장 고 이설주 시인의 딸로, 1989년에는 문화훈장 은관을 수훈 받았다. 1979년 남편과 사별한 후, 정완영 선생에게 시조를 배워 상실감을 치유한 그는 198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며 시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시조집 15권을 출간했고, 가장 최근작인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로 구상문학상을 받았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윤동주문학상, 노산문학상, 정운 이영도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받으며 문단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이일향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사조산업 경영에도 깊이 관여했다. 1983년 남편의 호를 딴 취암장학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인재 양성에 힘썼다. 대구가톨릭대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교육 발전에 헌신하며 존경받는 이로 남았다.
유족으로는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과 주영주 전 이화여대 교수, 주연아, 주안나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5호실이며, 발인은 5일에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용인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