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북한 군인들…“주민 도토리 빼앗으려다 두들겨 맞고 기절”

2024-11-02 14:43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가 전한 소식

북한에서 군인들이 베고픔 때문에 주민들이 채취한 도토리를 갈취하다 두들겨 맞고 기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 철책 인근에서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 철책 인근에서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 사건을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부터 장산탄광 인근에서 도토리와 오미자 같은 산 열매 채취가 한창인 가운데, 이달 중순 두 명의 군인이 주민들이 주운 도토리를 빼앗으려다 결국 기절하고 말았다고 한다.

사건 당시 장산탄광에서 일하던 한 청년은 생계를 위해 밤 근무를 마치고 산에서 도토리를 주운 뒤 내려오는 길에 군인들과 마주쳤다. 군인들이 그의 도토리가 든 가방을 강탈하려 하자 청년은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과거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또 다른 청년이 나타나 함께 싸움에 가세했다. 결국 두 청년은 군인들을 기절시켜 쓰러트렸다.

소식통은 “이 지역 주민들은 매년 이맘때 산에 올라가 열매와 약초를 채취해 생계를 보충한다”며 “그때마다 군인들이 도적처럼 등장해 이들을 괴롭힌다”고 전했다.

군인들은 위수구역이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의 채취를 가로막고, 산에서 가져온 열매를 빼앗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또 소식통은 “위수구역이면 입구부터 막아야지 내려올 때만 길을 막고, 채취한 열매와 배낭까지 빼앗는 것”이라며 “주민들도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군인들을 기절시킨 사건을 두고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굶주린 군인들이 흉기를 들고 주변 민가를 약탈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