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 유영철이 밤마다 귀신을 본다면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영철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약 1년 동안 자신의 힘이 약하다고 판단한 여성과 노약자, 장애인 등 20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이러한 그가 수감 생활 중 일부 피해자들이 귀신으로 나타난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사형수 유영철' 편으로 꾸며졌다. 방송에서 이윤휘 전 교도관은 유영철과의 면담 내용을 밝히며, 유영철이 수감된 이후 피해자들의 환영을 보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교도관에 따르면 유영철은 "밤마다 피해자들이 귀신으로 나타나 잠을 잘 수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는 독거실 화장실 천장 부근에서 3, 4명의 귀신이 나타나 자신을 바라보는 환영을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유영철은 일과를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곤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이 잡히지 않은 시신들이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묻혀 있으며, 그 시신들이 귀신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0명을 살해한 대한민국 최악의 연쇄살인범이다. 대한민국 연쇄살인범 중 가장 많은 사람을 죽였다. 연쇄살인 전에도 절도, 강간, 폭력 등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검거 당시 전과 14범이었다.
유영철의 범죄는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가장 잔혹하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사람 죽이는 것이 좋았다"라는 발언을 했으며, 체포 후 재판 중에서도 반성 없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가하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여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의 범죄로 인해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범죄자는 유영철의 등장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사이코패스라는 개념 자체가 대한민국에 없었다.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한국에서 소개된 계기가 바로 유영철 사건이고, 돈이 아닌 살인 자체가 목적인 연쇄살인이 처음 등장한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작가는 “과거에는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의 전통적인 수사기법은 면식범을 대상으로 수사하는 거였다. 또는 관내에 있는 우범자가 인근 지역에서 돈을 노리고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가지고 수사를 했다. 이러한 전통적 수사기법의 공식을 깨뜨린 게 바로 유영철 사건이었다”라고 말했다.
유영철은 수감 후 교도관과 동료 수감자들을 상대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켜왔다. 과거 교도관의 목을 조르는 사건을 일으켜 독방에 수감됐고, 교도관을 통해 야설을 밀반입해 보는 등의 일탈 행위로 교정 시설 내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그는 교도관을 향해 "내가 누군지 모르냐. 난 사이코다"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리는가 하면, 교도관들에게 뜨거운 물을 요구하거나 닭고기의 맛있는 부위는 혼자 먹는 등 제멋대로 행동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한밤중에 난동을 부리며 “사형수인 나는 잃을 게 없다”는 태도로 위협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일부 교도관은 그의 감방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몇몇 교도관은 유영철에게 맞아 다친 경우도 있었다.
2011년에는 교도관의 목을 조르며 난동을 피우다 제압당해 독방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이후에도 구치소에서 교도관들의 가발을 벗겨 망신을 주거나 화단을 손상시키는 등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대구교도소로 이송돼 엄격한 규율 하에 수감된 후에야 비로소 그의 행위가 다소 억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울로 재이송된 이후에는 또다시 평온한 수감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영철은 그동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수감 생활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그는 과거 한 언론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어린 시절과 범죄 심리 등을 설명한 바 있는데, 이는 2005년 '살인중독'이라는 책으로 발간됐다가 잔혹성으로 인해 판매가 금지돼 지금은 일부 도서관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희귀 도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