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고위 간부가 자신과 딸 또래인 후임 여군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후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며 2차 가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군 전투비행단 전대장 A 대령과 피해자인 B 소위 사이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건을 통해 군 내 성범죄 문제와 그에 대한 부실한 대응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31일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기자회견을 열고 A 대령이 지난 24일 B 소위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를 제기하며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센터는 B 소위 측으로부터 피해자 지원 요청을 받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과정에서 성폭행 시도뿐만 아니라 2차 가해까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센터는 공군이 해당 사건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A 대령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을 요구했다.
B 소위는 지난 3월 소위로 임관해 4월 17일 전투비행단에 배치, A 대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러면서도 평소 하급자들을 포옹하는 습관이 있던 A 대령을 피해 다녔다.
그러다 지난 8월 8일 회식 자리에서 A 대령이 B 소위에게 포옹과 함께 볼에 입맞춤을 시도했다. 이후 B 소위는 A 대령과의 회식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지난 24일 회식엔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센터에 따르면 5명이 함께한 회식 자리에서 B 소위는 술에 취하지 않으려 소주를 몰래 버리며 조심했다.
A 대령은 회식을 마친 후 "2차를 가자"고 제안했다. B 소위는 이를 불편해하는 하급자가 도움을 청하자 "내가 A 대령을 관사로 데려다주겠다"며 술자리를 마무리했다.
A 대령은 관사에 도착한 뒤 B 소위에게 "한 잔 더 하자"고 강요했고, 어쩔 수 없이 관사에 들어간 B 소위는 강간당할 위기에 처했다.
B 소위는 "저는 전대장님 딸과 3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며 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간신히 도망쳤다.
다음날 B 소위는 상관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고, 이후 A 대령과 분리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A 대령은 회식에 참석했던 간부들에게 B 소위가 자신을 유혹한 것처럼 유도 신문을 하며 녹취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소위는 이러한 사실을 간부들에게 전해 듣고 2차 가해가 발생했음을 인지했다.
B 소위 측은 A 대령이 사과는커녕 피해자에게 유혹당했다고 주장하며 B 소위를 '꽃뱀'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B 소위는 공군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에 군인권센터는 공군이 해당 사건을 방관하고 있다며 경찰이 수사에 나서 A 대령을 즉각 구속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공군이 2차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점검하고, 민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