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교사 2명이 정년 퇴임을 앞두고 대통령 이름으로 주는 정부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3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30여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내년 2월 정년퇴임하는 인천 모 초등학교 교사 A(61) 씨가 인천시교육청의 훈·포장 수요조사에서 훈장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을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취지로 정부 훈장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 앞서 지난 8월 정년 퇴임한 인천 모 중학교 교사 B(62) 씨도 현 정부에서 주는 포상은 받지 않겠다며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A씨와 B씨가 훈장을 거부한 구체적인 사유는 알 수 없다"며 "인천에서 이들 2명 외에 추가로 훈장을 거부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수노조 국공립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김철홍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훈장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김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는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김 교수의 글이다.
며칠 전 대학본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훈·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교육부에 제출할 공적 조서를 작성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공적 조서 양식을 앞에 두고 여러 생각이 스쳐 갔다. 먼저 지난 시간 대학 선생으로 내가 한 일들이 어떤 가치가 있었기에 내가 훈장을 받아도 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훈장이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뚜렷한 공로를 세운 자에게 수여되며, 공로의 정도와 기준에 따라 받는 훈장이 다르다고 한다. 대학의 교수라고 하면 예전보다 사회적 위상이나 자긍심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일정 수준의 경제 사회적 기득권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회적 기득권으로 많은 혜택을 본 사람이 일정 이상 시간이 지나면 받게 되는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훈·포장 증서에 쓰일 수여자의 이름에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훈포장의 수여자가 왜 대한민국 또는 직책상의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 윤석렬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윤석렬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다. 나는 만약에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지,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을 제대로 축하하지도 못하는 분위기 조장은 물론,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유해도서로 지정하는 무식한 정권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할 연구 관련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해외여행에는 국가의 긴급예비비까지 아낌없이 쏟아붓는 무도한 정권이다. 일개 법무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공포정치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 공화국의 우두머리인 윤석렬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누어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놓고,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
매 주말 용산과 광화문 그만 찾게 하고, 지지율 20%이면 창피한 줄 알고 스스로 정리하라. 잘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 그만 내려와서, 길지 않은 가을날에 여사님 손잡고 단풍이라도 즐기길 권한다. 훈장 안 받는 한풀이라 해도 좋고, 용기 없는 책상물림 선생의 소심한 저항이라고 해도 좋다.
“옜다,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