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러시아군 사이 소통 문제가 불거지자 급기야 한글 공부를 하는 러시아 병사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9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 용어 100여 개를 교육하고 있다"라며 "북한군이 어려워한다는 후문이 있는 상태라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도 지난 25일 "러시아군이 북한 장병 30명당 통역관 1명과 러시아군 3명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친우크라이나 단체 텔레그램 계정('exilenova_plus')에 지난 27일 러시아 병사가 한글 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흙바닥에 주저앉은 채 종이와 펜을 들고 한국어 회화를 공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종이에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이해했습니다' 등 기본적인 한국어 문장과 러시아어 해석, 알파벳으로 발음하는 방법 등이 적혀 있다.
종이에는 러시아 병사가 일부 문장에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를 친 흔적이 남아 있다.
영상을 촬영 중인 남성이 "공부는 잘 돼가냐"라고 묻자 이 병사는 "XX, 빌어먹을!"이라며 답답해했다.
이에 촬영하던 남성이 "무슨 일이 있느냐"라고 묻자 이 병사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라며 실소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그는 '어디에서 왔습니까'라고 적힌 부분을 짚으며 "이해가 안 간다.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라며 재차 화를 냈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천 명의 북한군이 현재 집결해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한 'X'(옛 트위터) 계정에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작성된 군사용어 책자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책자 표지에는 러시아 국기와 인공기가 그려져 있다. 국기 아래에는 '병사와 장교들은 전장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다음 한국어 문구를 익혀야 한다'고 러시아어로 적혀 있다.
책자에는 '어느 부대에서 왔냐', '계급과 직책이 무엇입니까?', '저기로 가!', '도와줘', '엎드려', '공격해', '우리는 포로로 잡히지 않는다' 등 전장 용어가 담겨 있다.
앞서 미국 CNN은 30일 두 명의 서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진입했으며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3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편에서 싸우고 있으며 곧 그 숫자가 1만 2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