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0시가 지나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은 핼러윈 축제가 시작되면서 많은 인파가 몰려 붐비고 있다.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0분 기준으로 이태원 관광특구에는 실시간 인구가 1만 6000명에서 1만 8000명 사이로 '약간 붐빔' 상태를 보였다. 이태원역의 실시간 인구도 1만에서 1만 2000명으로 증가하며 해밀턴호텔 앞 횡단보도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태원 대로변은 전날 밤 10시를 넘어서면서부터 영화 캐릭터, 천사, 악마 등 각종 분장을 한 사람들로 점점 가득 차기 시작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은 북을 울리며 떠들썩하게 행진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아이언맨, 해리 포터, 슈퍼 마리오로 변신한 사람들 속에 한 초등학생이 검은 뾰족모자를 쓴 마녀 분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족과 함께 나온 모습이었다.
클럽과 주점들이 늘어선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인파가 집중되자 경찰들은 이동식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우측 보행을 유도하며 인파 통제를 시작했다. 폐쇄회로(CC)TV 상황판에는 '보행주의'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일부 클럽 입구에서는 오가는 사람들이 뒤섞여 통행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대체로 질서 있게 움직이며 큰 혼란은 없었다. 대로변을 가로지르는 좁은 골목길에도 사람들이 오가거나 한쪽에 비켜 서 있는 경우가 있었지만 혼잡하지는 않았다.
2년 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 한편에는 와인과 음료 등 먹을거리와 꽃다발들이 가지런히 놓였다. 참사의 아픈 기억 때문인지 유독 이 골목은 오가는 시민들을 찾기 어려웠다.
이날 인파에 대비해 서울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서울경찰청의 기동대 두 개 팀이 이태원 인근에 배치됐고, 녹사평역 인근 광장에는 현장 상황실이 마련됐다. 여기에는 용산소방서, 용산구청, 군부대까지 비상 상황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었다.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 1대도 대기 중이었다.
소방당국은 197명을 동원해 세계음식문화거리와 퀴논거리를 중심으로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만약 인파가 1㎡당 4인 이상으로 몰릴 경우, 소방은 출동해 군중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